#1. 일본 가수 하마다 킨고가 1982년 발표한 ‘거리의 돌고래(街のドルフィン)’는 최근 유튜브 쇼츠에서 자주 들리는 음악 중 하나다. 1980년대 일본 시티팝 황금기를 이끈 킨고의 이 곡은 동물이나 일상 등을 담은 숏폼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며 재발견됐다. 이 노래 덕에 시티팝에 빠졌다는 유모 씨(25)는 “몽환적인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좋아서 노래 정보를 찾아봤는데, 40년 전 곡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 유튜브·멜론 겹치는 노래 9곡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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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 TOP100과 유튜브 쇼츠 ‘일간 인기곡’ 차트 상위 50곡(4일 기준)을 비교해 보니 두 차트의 양상은 크게 달랐다. 우선 두 차트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곡은 △아일릿의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 △에픽하이의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키키의 ‘404 (New Era)’ 등 9곡(18%)에 불과했다.
겹치는 곡이라도 순위는 크게 달랐다. 화사의 ‘굿 굿바이(Good Goodbye)’는 멜론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지만, 유튜브 쇼츠 차트에선 37위였다. 반대로 아일릿(ILLIT)의 ‘NOT CUTE ANYMORE’는 멜론 차트는 16위지만, 쇼츠 차트에선 7위였다. 이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활용해 키링에 매달린 것 같은 쇼츠를 연출하는 이른바 ‘후드잡샷 챌린지’가 유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멜론 차트 상위권 곡들은 대체로 반복적인 감상을 하는 ‘팬덤’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음원 차트를 ‘올킬’ 한 걸그룹 엔믹스의 ‘블루 발렌타인(Blue Valentine·6위)’,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은 르세라핌의 ‘스파게티(SPAGHETTI·10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18위에 오른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 49위에 오른 아이유의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처럼 뮤지션에 대한 ‘충성 청취자’들의 스트리밍이 돋보인 곡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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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튜브 쇼츠 차트는 국적과 장르의 경계가 모호한 ‘다국적’ 분위기가 강했다. 일본 시티팝은 물론 중국 노래, 해외 인디 음악, 인스트루멘털 트랙까지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장르가 뒤섞였다.
숏폼에선 기성 가수가 아닌 이의 노래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한강 고양이 리믹스’를 만든 유튜버 행복한피자빵이 제작한 ‘니가 킹받으면 좋겠어’도 차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멜론에서 음악은 여전히 감상의 대상이지만, 쇼츠에서 음악은 영상의 일부이자 도구에 가깝다”며 “팬덤을 만들기 위한 투자 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알고리즘에 바탕을 둔 음악 소비의 영향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