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문제 등에 관한 협상 개시에 합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가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양국 협상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오른쪽)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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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6일 오만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양측의 군사적 대치와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군은 3일 이란 남부 방향으로 약 800km 떨어진 아라비아해상에서 ‘에이브러햄링컨’ 항공모함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미국 유조선을 위협했다.
미국은 이란의 이런 행보가 회담 전 협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술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이란은 회담 장소 또한 당초 예정됐던 튀르키예 이스탄불이 아닌 오만 수도 무스카트로 바꾸자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중동 패권을 두고 경쟁해 온 튀르키예와 달리 오만은 역내 영향력이 크지 않고, 자국과 우호관계도 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작은 충돌이 대규모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이란, 美에 군사력 과시…회담 장소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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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은 이런 사태에도 일단 회담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과 협상하고 있다. 한 건 이상의 만남을 가졌다”고 공개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같은 날 “방금 윗코프 특사와 통화했다. 현재로선 이란과의 대화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다만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이란에 대한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에 두고 있다”며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 사진을 분석해 미군이 F-35 전투기를 포함한 약 70대의 군용기, 항공모함을 포함한 12척의 군함을 중동 해역에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6일 협상이 원하는 대로 끝나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며칠 안에 항공기와 군함의 추가 배치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은 6일 회담 장소 및 방식을 갑작스럽게 변경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은 회담 장소를 무스카트로 바꿨을 뿐 아니라 미국과의 양자 회동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당초 카타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튀르키예 등 중동 주요국이 회담에 동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 네타냐후 “이란 못 믿어”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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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미국 측에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핵물질의 타국 이전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 △탄도미사일 생산 중단 △하마스와 헤즈볼라 같은 중동 내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등 협상 타결을 위한 4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 N12 방송에 “이런 조건을 포함하지 않는 합의는 나쁜 합의”라며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로 사망한 시민들의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며 춤을 춘다고 전했다. 이슬람교 시아파 성직자가 주재하는 엄숙한 장례식의 관행을 거부하는 방식을 통해 억압적인 신정일치 체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