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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기 전 우유로 위벽 보호?…알고 보니 ‘거짓 신화’[건강팩트체크]

입력 | 2026-02-04 11:51:00

AI 생성 이미지.


 설 연휴가 멀지 않았다. 민족 최대의 명절. 가족끼리 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누는 풍경이 흔하다. 술을 마시기 전 우유로 ‘위벽을 코팅’해 알코올로부터 보호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위 내벽 자체를 코팅한다는 개념은 생리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알코올 대부분은 소장(약 90%)에서 흡수된다. 설령 위벽에 방어막을 구축한다고 해서 알코올로 인한 손상이나 흡수를 극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이유로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우유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음주 시 알코올이 소장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소장은 길어 전체 면적이 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알코올이 소장에 도달하면 순식간에 흡수된다.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빨리 오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다.

이들 식품(우유는 전지 우유(full-fat)만 해당)에는 일정량의 지방도 포함돼 있다. 지방 역시 소화 시간이 길어 위에서 오래 머문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이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달걀의 경우 특정 아미노산(시스테인)이 간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으나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정리하면, 음주 전 우유 섭취를 통해 ‘위를 코팅한다’라는 표현은 잘못이다. 음식의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알코올로 인한 위 점막 손상이나 독성을 직접 예방할 수는 없다.

비슷한 이유로 술 마시기 전에 먹으면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있다.
과학적 조언과 영양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음식들이 음주 부작용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단백질은 위에서 오래 머물러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킬 수 있다.
달걀, 그릭 요거트, 콩과 두부, 견과류 등이 대표적이다.

2.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섬유질은 음식이 위에서 비워지는 시간을 늦춰 알코올 흡수를 천천히 진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건강한 지방
지방은 소화가 느린 성분으로 알코올 흡수를 상대적으로 더디게 한다.
아보카도나 올리브유, 견과류로 미리 속을 채우면 좋다.

4. 수분 & 전해질 보충 음식
술은 탈수를 유발한다. 음주 전 물이나 전해질이 풍부한 음료와 음식은 도움이 된다.
수박, 바나나, 오이, 토마토가 좋은 예다.

반대로 음주 전 혹은 술자리에서 피해야 할 음식과 행동도 있다.
무엇보다 빈속에 술 마시기는 지양해야 한다.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부작용 위험이 크다.

맵거나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 또한 멀리하는 게 좋다. 소화에 부담이 되고 위를 자극한 위험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유 섭취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유는 일시적으로 위를 편안하게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이후 위산 분비를 자극해 오히려 속쓰림이나 위장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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