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의 인수를 발표했다. 스페이스X가 올해 하반기(7~12월)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1조 2500억 달러(약 1810조 원) 규모의 ‘우주 AI 데이터센터 공룡’이 탄생한 것이다.
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게재된 일론 머스크 명의의 성명. 스페이스X는 이 성명을 통해 xAI를 인수하고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xAI의 인수 배경을 설명하며 “AI 기술의 발전은 막대한 전력과 냉각 설비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지상 데이터센터에 의존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주 기반 AI는 규모 확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무한에 가까운 태양에너지를 전력원으로 활용하고 우주 공간의 특성으로 인해 냉각 소요가 거의 없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전초단계로서 xAI의 인수를 결정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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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홈페이지 캡처
앞서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며 위성 100만 기의 발사를 신청한 바 있다. 이날 스페이스X는 “1t당 100kW(킬로와트)의 연산 능력을 가진 위성을 매년 백만t씩 발사하면 운영이나 유지 보수가 필요 없이 매년 100GW(기가와트)의 AI 연산 용량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지구에서 연간 1TW(테라와트)의 연산능력을 확보하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 스페이스X의 주장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인수합병 소식을 전하며 “이번 거래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조 달러, xAI는 2500억 달러로 평가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xAI는 지난해 1월 자금을 조달에 나서며 23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8000억 달러 정도로 평가받아 왔다. 두 회사의 결합에 따라 단순 계산만으로 기업가치가 1조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공룡’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인수합병은 양사간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며 합병된 회사의 주식 가치는 주당 526.59달러(약 76만5000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브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의 xAI 인수 소식을 전하며 두 회사 기업가치가 결합에 따라 1조2500억 달러(약 1810조 원)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캡처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수익성은 뚜렷하지 않고 거대한 비용만 지출하고 있는 xAI의 AI 개발 과정에 자본과 인력, 컴퓨팅 파워 수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2022년 말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해 X로 이름을 변경하고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매각해 AI 개발에 나섰다. 현재 챗봇 ‘그록’을 개발해 운영 중인 xAI는 매달 지출만 10억 달러에 달하는 고비용 기업이다.
반면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의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인 분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9000여 기에 달하는 위성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창출되는 수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는 통신 서비스로 얻는 소득이 다른 국가와 기업의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며 얻는 소득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탄탄한 사업 기반이 xAI의 막대한 개발비용을 상쇄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