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尹관저 골프연습장, ‘초소’ 공사로 속여 불법 조성”

입력 | 2026-01-30 04:30:00

감사원 “김용현 ‘알려지지 않게’ 지시”
허위 문서, 행안부 등 승인도 안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했던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 골프 연습시설(위쪽). 아래쪽 사진은 대통령 관저. 감사원은 29일 대통령경호처가 2022년 김용현 전 경호처장의 지시를 받아 골프 연습시설 공사명을 ‘초소 조성 공사’로 허위 작성하고 행정안전부 등의 공사 승인도 받지 않고 불법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했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 골프 연습시설이 김용현 전 경호처장의 지시에 따라 불법 조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경호처는 골프 연습시설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공사명을 ‘초소 조성 공사’로 허위 작성하고 행정안전부 등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29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처장은 2022년 5월 말 김종철 당시 경호처 차장 등 경호처 직원 10여 명에게 관저 내 골프 연습시설 조성을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기존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 내부에 골프 연습시설을 만들게 한 것이다. 이후 김 전 차장이 골프 연습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자 해당 간부는 공사 집행 관련 문건에 공사명을 ‘초소 조성 공사’로 기재하고 근무자 대기 시설을 만드는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작성했다.

앞서 감사원은 2022년 12월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뒤 1년 9개월 만인 2024년 9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봐주기 감사 의혹이 일면서 국회는 지난해 1월 감사를 다시 요구했다.

이번 감사에선 골프 연습시설 조성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관저 이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 ‘2차 종합특검법’을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尹관저 골프연습장 공사명 ‘초소 조성’… 김용현 “나무 심어 가려라”


감사원 ‘尹관저 이전 의혹’ 감사
골프시설 공사 담당한 현대건설
하도급에 떠넘겨 1.9억 손실 입혀
캣타워-히노키욕조-다다미방 확인

“외부에서 (골프 연습시설이) 보이지 않게 나무를 심어라.”

29일 감사원에 따르면 김용현 전 대통령경호처장은 2022년 6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김종철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김 처장은 ‘오른쪽으로 치우친 타석을 가운데로 옮겨라’, ‘골프 연습시설 내부에 깨지지 않는 거울을 설치하라’ 등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며 관저 내 골프 시설 증축 공사 상황을 점검했다.

감사원은 대통령경호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 연습시설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관련 공문서에 보안을 위한 초소 공사인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국회의 요구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진행한 추가 감사로 골프 연습시설 등 관저 신·증축 공사 관련 내용은 처음 드러난 것이다.


● 캣타워·히노키욕조·다다미방도 설치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의혹에 대해 지난해 5월 12∼30일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5월 22일 대통령 관저에 대한 현장 점검도 실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골프 시설과 관련해 “골프 연습을 위해 공을 타격한 흔적은 확인됐으나 스크린 시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골프 연습시설 조성과 관련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 여부는) 김 전 처장을 조사해야 파악할 수 있는데 수감 중인 김 전 처장이 감사원의 면담 신청을 3차례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김 전 처장과 김 전 차장 등에 대해 “엄중한 인사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를 통보하는 조치에 그쳤다.

감사원은 당시 골프 연습시설 공사를 담당한 현대건설이 하청업체 A사에 부당하게 공사대금을 전가한 점도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1억2700만 원에 A사에 공사 전체를 일괄 하도급으로 주면서 공사대금을 대신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 공사에 3억1700만 원이 소요돼 A사는 1억9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이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조치 또는 벌점,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작은 규모로 손해가 나는 공사를 현대건설이 왜 했는지는 미스터리”라면서 “대가를 바란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선 찾아낸 바가 없다”고 했다.

감사원은 관저 증축 공간에서 캣타워가 설치된 반려묘 전용 공간과 드레스룸, 히노키 욕조 등도 직접 확인했다. 캣타워에는 약 173만 원, 히노키 욕조 공사엔 1484만 원, 다다미 공사엔 336만 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 2차 종합 특검, 인테리어 공사 ‘윗선’ 수사 전망

관저 공사업체 21그램의 선정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은 위법하지 않다는 이전 감사 결과를 유지했다. 감사원은 당시 관저 이전 공사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을 재차 조사했으나 업체 추천인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유지하면서 ‘윗선 의혹’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전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김 전 차관은 관저 공사업체를 기존에 내정돼 있던 업체 대신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던 21그램이란 업체로 부당하게 교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으로부터 “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한테서 ‘여사가 고른 업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수사 기간이 만료돼 특검은 윤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한 사건을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조만간 출범할 2차 특검이 관저 인테리어 공사업체 선정 과정과 현대건설의 ‘뇌물성 공사’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