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4.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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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받은 다음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김건희 여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남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를 언급했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으로 재판부는 “값비싼 금품으로 장식하지 않더라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김 여사를 질책했다.
● “나라 대표하는 영부인이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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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에게 적용된 알선수재죄는 일반인이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일을 주선하고 금품을 받을 때 성립하는 죄로 대가성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받은 1270만 원짜리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는 대가성이 있다고 봤다. 통일교는 유엔 제5사무국 유치라는 현안 청탁을 위해 금품을 넘겼는데 김 여사가 이를 알고도 선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두 번째 샤넬 가방을 받은 후 김 여사가 통일교 측에 “많은 업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점을 들어 김 여사가 알선의 의사를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2년 7월 당시 피고인은 대통령의 배우자로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 등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지근거리의 사람이었다”며 “가방 등의 교부와 알선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라며 “솔선수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반면교사가 돼서는 안 된다.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김 여사가 받은 800만 원짜리 샤넬 가방에는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김 여사가 가방을 건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통화하긴 했지만 의례적인 당선 축하 인사만 오갔고 청탁이라고 볼 만한 내용은 없었다는 이유다.
● 발뺌하던 그라프 목걸이 수수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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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본부장은 앞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영부인 선물용으로 전 씨에게 그라프 목걸이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전 씨 역시 자신의 처남을 통해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전 씨가 목걸이를 (중간에서) 착복해 2013년부터 쌓아온 피고인과의 신뢰 관계를 파탄낼 이유가 없다”며 전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당시 김 여사가 취임한 지 세 달이 되지 않은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가 자신의 ‘문고리’로 불리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에게 거짓 진술을 시켰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품 전달에 관여한 주변인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은 불리한 양형 사유”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1심 선고 직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김 여사가 변호인과 접견해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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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