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올해에만 네 차례 ‘관세 협박’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맹을 상대로 관세 폭탄 엄포를 놓은 건 올해 들어서만 한국을 포함해 벌써 네 번째다. 앞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파병을 결정한 덴마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틀 뒤에는 프랑스산 와인에 200%의 관세 폭탄을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평소 유엔 등 기존 국제기구에 불만이 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조직하는 ‘가자 평화위원회’에 프랑스가 참여하기를 거부한 데 따른 조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의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비롯해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의 시점이나 기타 추가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은 2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1.27/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거세게 비판했고,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 및 관계 개선에 나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도 관세 위협을 가했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겨냥해 100% 관세 부과를 압박했다. 앞서 카니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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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10차례 가까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다. 지난해 1월 20일 취임 첫날부터 미국으로 펜타닐이 유입되는 것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해 2월엔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불공정한 디지털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관세로 맞서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SNS에 “그린란드와 북극 전체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2026.01.22. 다보스=AP/뉴시스
국제 분쟁의 중재 수단으로도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와 미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수자원 공급 분쟁이 장기화되자 5% 추가 관세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태국과 캄보디아에 국경 분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양국에 대표 수출품에 대한 20% 관세를 경고했다.
● 지지율 악화에 ‘여론 진화용’ 전략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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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으로 관세 위협에 나선다는 진단도 있다. 강경 이민 정책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부각되며 여론이 악화되고, 정치적으로도 어려움에 내몰리자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