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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시위 강경 진압에 분노 확산… 이란 ‘하메네이 체제’ 흔들

입력 | 2026-01-26 23:09:00


이란은 종교 지도자가 국가를 통치하는 체제입니다. 1979년 세속적이고 친서방적이라고 비판받던 팔레비 왕조가 시민 혁명으로 무너진 뒤 ‘법보다 신(神)의 계율이 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시아파 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됐습니다. 혁명 직후 이 체제는 반독재·반외세의 상징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종교 권력이 정치, 사법, 군사 전반을 장악하는 구조로 굳어졌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사진)는 1989년 제1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제2대 라바르(최고 종교 지도자)에 오른 뒤 35년 넘게 이란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로 군림해 온 사람입니다. 대통령과 의회가 존재하지만 주요 국가 노선과 핵심 인사, 안보 정책은 모두 그의 승인 아래 결정됩니다.

최근 이란은 이런 하메네이 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기와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시위가 대도시를 넘어 지방 중소도시까지 확산됐고, 이란 정부는 이에 강경 진압과 통제 강화로 대응했습니다. 대규모 사상자와 체포자가 발생하며 사회 전반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습니다.

불만의 핵심에는 만성적인 경제 위기가 자리합니다. 고물가와 화폐 가치 폭락,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 구조적인 청년 실업과 빈곤은 국제사회의 장기 제재와 체제 내부의 비효율, 부패가 겹치며 악화됐습니다. 젊은 세대는 교육을 받아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제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제, 시위 참가자에 대한 체포와 처벌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2022년 마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히잡 시위는 단순한 복장 규정 반대를 넘어 체제 전반에 대한 저항으로 확산됐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이란 상황은 하나의 특정 사건이 만든 결과라기보다 오랜 기간 억눌린 구조적 분노가 한꺼번에 거리로 터져나온 겁니다.

그럼에도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지도부는 시위를 외부 세력의 음모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혁명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하메네이의 강경 통치는 단기적 결속을 노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젊은 세대의 이탈과 개혁 요구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란이 또 다른 변혁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더욱 폐쇄적인 권위주의 체제로 굳어질지는 이제 하메네이의 선택과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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