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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줄 서고, 중고로 비싸게 산다… ‘경험’이 된 팬덤 소비[트렌디깅]

입력 | 2026-01-21 16:18:46

왼쪽 헬로키티×지수 협업 팝업 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행렬. 오른쪽 팝업 스토어 내부 행사에 참석한 지수의 모습. SNS 갈무리


“한겨울에 줄서기? 다 이유가 있어요”

연예인 협업을 중심으로 한정판 상품을 둘러싼 팬덤 소비가 단순한 구매를 넘어 경험과 참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팝업 방문과 온라인 응모, 이후 리셀 시장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하나의 소비 흐름으로 관찰되고 있다.

‘줄 서고·응모하고’… 소비가 된 경험

헬로키티×지수 협업 팝업 스토어 내부 전경. ‘교환일기’ 콘셉트를 적용한 공간에 인형과 키링 등 굿즈가 전시돼 있다. 지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서는 블랙핑크 지수와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 협업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끝없이 늘어선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팝업 공간에는 지수와 헬로키티 협업 상품이 전시 형태로 구성됐다. 헬로키티 40cm 인형과 키링 등 굿즈가 진열된 공간은 단순 판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전시관에 가까웠다. 특히 ‘교환일기’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일상·기록·우정이라는 감정적 키워드를 공간 연출과 콘텐츠에 녹여내며, 팬들이 IP를 ‘소비’하기보다 ‘경험’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오프라인 팝업과 함께 온라인 판매도 병행됐다. 크림은 해당 협업 상품을 단독 선공개하며, 드로우(추첨)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했다. 일정 기간 응모를 받은 뒤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구매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공개된 상품은 헬로키티 40cm 인형 5종과 랜덤 플러시 키링 11종으로 구성됐다.

● 한정 공개가 만든 프리미엄…‘중고시장으로’

발매가 3만4000원인 헬로키티×지수 플러시 키링 히든 에디션이 최대 22만 원 선까지 거래되고 있는 모습. 크림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 같은 한정 공개 방식은 곧바로 리셀 시장으로 이어졌다. 발매 이후 일부 상품은 중고 거래 플랫폼의 급상승 순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키링은 9종의 기본 컬러와 2종의 히든 에디션으로 구성돼 희소성이 부각됐으며, 발매가 3만4000원인 히든 에디션은 최대 22만 원 선까지 가격이 오르며 거래되고 있다.

연예인 협업을 통한 경험 소비 흐름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콥 앤 코와 지디의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한 펜던트는 크림 트렌드 제품 순위 9위에 오르며, 발매가를 웃도는 18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관심 수 역시 3400건에 육박하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들을 두고 한정판·연예인 협업 상품이 팬덤의 소장 욕구와 경험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는 ‘집약체’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단순히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기다림과 참여, 현장 체험과 인증, 이후 재거래까지 포함한 전 과정이 소비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 ‘사는 고객’에서 ‘참여하는 팬’으로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베스킨라빈스 sns 갈무리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를 ‘팬’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른바 ‘팬슈머’를 중심에 둔 전략으로,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 핵심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키가 운영하는 러닝 커뮤니티 나이키 런 클럽이다. 무료 러닝 앱을 기반으로 기록 공유와 챌린지, 오프라인 러닝 이벤트를 연계하며 자연스럽게 이용자 간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이러한 운동 경험은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진다.

쌍방향 참여를 앞세운 사례도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그래이맛 어워드’는 소비자가 직접 아이스크림 조합을 제안하고, 투표를 통해 선정된 맛을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기획 과정에 참여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들이 공통적으로 소비 이전의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 참여와 소통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가격 경쟁보다 강한 결속력을 만들고, 장기적인 소비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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