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별세 강렬한 붉은색으로 우아함 연출 美 재클린 여사 드레스로 이름 알려 “여성은 아름답고 싶어한다” 말 남겨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2007년 7월 6일 이탈리아 로마 아라 파치스 박물관에서 열린 발렌티노 45주년 기념 패션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붉은색 드레스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마=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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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색 ‘발렌티노 레드’ 드레스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패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4세.
이날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발렌티노 가라바니·잔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성명을 통해 “발렌티노가 자택에서 가족들의 사랑 속에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추모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그는 우아함의 거장이자 이탈리아적 오트쿠튀르(고급 여성복)의 영원한 상징”이라며 “우리는 전설을 잃었지만 그의 유산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발렌티노는 화려한 드레스와 시선을 빼앗는 붉은색을 앞세워 반세기 동안 패션계를 주름잡았다. 특히 그의 디자인 세계를 상징하는 ‘발렌티노 레드’는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데 일조했다. 그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오페라 ‘카르멘’ 초연 당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을 우연히 본 데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빨간색을 두고 “변색되지 않는 표식, 로고, 브랜드의 상징적 요소이자 가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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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008년 자신의 패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발렌티노: 마지막 황제’에서 “나는 언제나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여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답고 싶어한다”고 말한 것도 대중에게 회자되는 발언으로 꼽힌다.
발렌티노는 1932년 5월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근교의 작은 마을 보게라에서 태어나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 왔다. 17세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장 데세스와 기 라로슈 등 당대 유명 디자이너 아래에서 디자이너의 기초를 다졌다. 1959년 로마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하우스를 설립했다. 1960년 건축학도였던 잔카를로 지암메티와 협업을 시작하며 그의 패션 인생에 전성기를 맞았다. 지암메티는 발렌티노의 연인이자 사업 파트너로 경영 전반을 도맡았다. 2007년 고별 패션쇼를 끝으로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재단을 설립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