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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 환율 이례적 구두개입…반짝 하락했으나 다시 1470원대

입력 | 2026-01-15 10:07:00

베선트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 안해”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최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난 뒤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서 한국 원화 약세에 대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과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미국 재무 수장이 타국의 환율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베선트 장관이 구두 개입을 한 뒤 고공 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 34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80원으로 다시 1470원대를 돌파했다. 베선트 장관의 구두 개입마저 반짝 효과에 그친 상황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엑스에 “저는 월요일(12일)에 한국의 구윤철 부총리와 만나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와 함께 한국의 최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 과정에서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뛰어난 성과를 포함해 한국의 인상적인 경제적 성과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무부가 1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틀 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에 구 부총리를 만나 환율 문제를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 회의에서 한미 간 무역·투자 협정에 대해 “이 협정이 미국과 한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고, 미국 산업 역량의 부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을 한 배경에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로 한국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이 이례적으로 구두개입에 나선 직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대 초반에서 1460원대 중반까지 내려와 10원가량 뚝 떨어지며 10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15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하락한 1465.0원에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34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80원으로 다시 1470원대를 돌파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서학 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로 인한 달러 유출에 잇단 경고를 보내고, 동시에 환율 안정을 위한 대책들을 내놨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정부 발표 이후 다소 진정되는 듯 싶었던 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후속 조치로 대미 투자도 이어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 가치가 급등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변동폭에 따라 대미 투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베선트 장관 발언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일부 나왔다. 구두 개입의 효과로 인한 환율 진정세가 얼마나 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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