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카페 아니야?”…기후 스타트업 160여곳 품은 英벤처캐피탈

입력 | 2026-01-15 15:31:00

창업가 500여 명 자유롭게 드나들어
고액 투자자들의 방 별도로 마련




앤드류 워스워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16일 카페처럼 꾸며진 영국 런던 본사 사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후테크 전문 벤터캐피탈인 이 기업은 100년이 넘은 건물의 골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재생 자재들로 사무실을 꾸며 기업의 정체성을 공간에 투영했다.런던=유근형 특파원

“회사 맞아? 카페 아닌가?”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명물 런던아이 인근. 100년 넘은 바로크풍 흰색 벽돌 건물 5층에 들어선 기후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사옥의 첫 인상은 이랬다. 회사 외부는 영국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를 연상케 했지만, 실내로 들어서자 파티룸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입구 바로 앞 카페에선 직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디저트들을 30% 할인가로 즐기며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1인용 방에 누워 생각에 빠진 이들도 있었다. 회사 사무실이라곤 믿기지 않은 풍경이었다.

앤드류 워스워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16일 카페처럼 꾸며진 영국 런던 본사 사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후테크 전문 벤터캐피탈인 이 기업은 100년이 넘은 건물의 골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재생 자재들로 사무실을 꾸며 기업의 정체성을 공간에 투영했다.런던=유근형 특파원

이 건물은 1900년대 초부터 런던의 행정기관으로 사용되다 최근 37년간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방치돼왔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3년 전 런던 중심부의 건물을 ‘기후 테크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기후테크 전문 벤터캐피탈인 이 기업은 100년이 넘은 건물의 골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재생 자재들로 사무실을 꾸며 기업의 정체성을 공간에 투영했다.런던=유근형 특파원

공간의 벽과 바닥은 100년 넘은 기존 자재를 그대로 유지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다만 가구, 파티션 등 사무실 인테리어는 모두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공간이 사고를 지배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간을 추구한 것이다. 앤드류 워스워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영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160여개의 기후 테크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출퇴근 시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이색적인 건 이 공간에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초기 단계부터 교류하며 투자할 회사들을 모색한다.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는 전형적인 VC를 넘어 유망한 기업을 아이디어 단계부터 발굴해 사업 모델을 함께 성장시켜 나가 ‘기후 테크 생태계’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앤드류 CEO는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가상의 공동 창업자에 가깝다”며 “기후테크 기업들의 어려움을 초기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