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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7년만에 종결…대법, 유족 손 들어줬다

입력 | 2026-01-12 19:58:00


만화 ‘검정고무신’ 포스터

만화 ‘검정고무신’을 두고 고 이우영 작가 유족과 출판사 사이에 벌어졌던 저작권 분쟁이 7년 만에 유족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대책위)는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에 관해 형설출판사 측이 제기한 상고를 대법원이 8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형설출판사의 캐릭터 업체인 형설앤 측과 대표 장모 씨가 제기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이에 따라 “검정고무신 사업권 계약은 효력이 없으며, 형설앤은 검정고무신 각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 등을 생산·판매·반포해선 안 된다”고 결정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책위는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창작자의 권리 보호 부재와 불공정 계약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라고 밝혔다. 김동훈 대책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특정 작품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사법적 판단은 종결됐지만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산업 전반의 인식 개선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 이우영 작가는 1992년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리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선풍적 인기를 끌며 2006년까지 14년 동안 연재됐다. 시사만화를 제외하면 최장기 연재 기록을 세웠고, 45권짜리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그러나 2019년부터 저작권 및 수익 분배 문제로 작가 측과 출판사의 소송이 이어졌다. 이 작가는 2007년 형설앤 측과 ‘작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권과 계약권을 출판사 측에 양도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작가는 이후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책을 그렸다.

출판사 측은 2019년 이 작가가 계약을 어기고 작품 활동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 작가도 이듬해 이에 맞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작가는 2020년 “불공정 계약에 지쳤다”며 창작 포기 선언을 했고,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고 재판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2023년 3월 사망했다. 조사에 착수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사가 고인에게 주지 않은 수익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고,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 작가를 ‘기영이’와 ‘기철이’ 등 검정고무신 캐릭터의 단독 저작자로 인정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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