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위, 유관기관 업무보고 관련 국민 의견 수렴에 금감원 포함…결국 빠져 미묘한 신경전 가열…금융권 “금융위·금감원 동등 관계 보여주는 장면” 해석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 자리하고 있다. 2025.10.28/뉴스1
광고 로드중
금융위원회가 12일부터 이틀간 금융유관·공공기관 상대로 공개 업무보고를 받기로 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대상에서 빠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급기관이지만 역할과 권한 중첩에서 비롯된 오랜 갈등 구도 속 ‘독립기관’이냐 ‘산하기관’이냐를 두고 논쟁이 있었는데, 첫 공개 업무보고 공교롭게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양 기관은 이미 수장 간 핫라인이 구축돼 있는 점,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이미 대부분의 업무계획이 공개된 점 등을 꼽고 있으나, 금융권에선 ‘미묘한 신경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광고 로드중
민간 유관기관의 경우 오는 16일 금융위 유튜브에 주요 녹화 장면을 송출할 예정이며, 금융공공기관의 업무보고는 KTV를 통해 생중계된다.
금융위 업무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에게 직접 업무보고를 받으라고 지시하면서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해 12월 정부 사상 처음으로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진행한 바 있다.
이날은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이 업무보고에 나서며, 오는 13일에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등이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금융유관·공공기관이 나서는 셈이지만, 정작 금감원은 대상에서 빠졌다. 당초 금융위는 업무보고 대상에 ‘금감원’을 올려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관기관 업무보고’와 관련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명단에 금감원을 올려놓은 것이다.
광고 로드중
해당 사이트에서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하며 의견을 받았다. 그럼에도 실제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는 제외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은 공공의 성격을 가지지만 엄밀히 말하면 금융권 출연금으로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민간회사다. 2007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독립성의 이유로 2009년 다시 해제된 공익성 금융유관단체다.
금융위원회의설치등에관한법률(금융위설치법)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감독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산하기관으로, 예산, 인력뿐만 아니라 금감원을 지도·감독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전반을 금융위가 의결하는 구조다. 금융위원장과 함께 ‘양대 금융당국 수장’이라는 타이틀로 불리며 장관급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금감원장의 급수가 ‘차관급’으로 분류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금감원도 이번 업무보고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대상에서 빠진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양 기관 간 기 싸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광고 로드중
특히 이찬진 금감원장의 경우 이 원장이 이 대통령의 38년 지기 친구로 알려진 ‘실세 금감원장’으로 불리는데,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의 권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금융위와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인력 규모 확대를 두고 이 원장은 확대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언급했지만, 이 위원장은 효과가 없다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바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더는 상하관계가 아닌 동급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양 기관은 지난해 말 이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업무계획 전반을 이미 보고한 점, 양 기관 수장이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이번 업무보고에선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