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부장판사. 2025.4.21 뉴스1
9일 예정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공판이 자정을 넘기고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13일 한 차례 더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남용 행태를 막지 못한 비효율적인 소송 지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있다.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의 “절차적 만족감”을 강조해 온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에 대해 “절차적 형평 못지않게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 8시간 서증조사에도 池 “시간 제약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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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전 장관 측 변호인 4명은 “나이 어린 검사들이 윤 전 대통령 호칭을 ‘윤석열’이라 불렀다”, “계엄 선포에 대한 판단권을 검찰이 절도했다” 등 공소 사실 및 증거와 연관이 없는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하는 데에 8시간을 썼다. 조 전 청장(1시간)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50분) 등 다른 피고인 5명이 사용한 3시간 20분의 2배 이상을 쓴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 공판이 휴정되자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2026.1.9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9일 재판 뒤 김 전 장관 변호인단 등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들을 “자랑스러운 투사”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하상 변호사는 “온전한 기일(13일)을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화보해서 저희도 만족, 대통령 변호인단도 만족”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재판부의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피고인의 부적절한 시간 끌기를 제어하는 것은 재판장의 책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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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1.9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재판 연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침대 변론’이라는 비판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는데 재판부가 마지막까지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지 부장판사는) ‘슬픈 표정 짓지 마’, ‘법정 추워’라는 혼잣말과 농담 섞인 발언 등으로 비정상적인 재판 진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 부장판사는 6일 재판 도중 돌연 “법정 추워요. 춥다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주세요”라고 한 바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구형이 미뤄지면서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일정과 겹치게 된 것을 두고 재판부를 탓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사법부의 시간”이라며 “차분하고 공정하게 중립적인 재판의 결과를 지켜볼 시간”이라고 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