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의 재판/도진기 지음/328쪽·1만8000원·황금가지
검찰은 양길이 사건 전 수면제를 잔뜩 처방받았고, 휴대전화로 ‘알코올에 수면제가 녹는지’ 검색했으며, 지훈의 옷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을 뿐 아니라, 양길이 지훈의 사망 당시 정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밝혀낸다. 필리핀의 의사도 그저 양길의 말을 믿고 진단서를 썼으며, 지훈의 입 주변엔 외부의 자극으로 생긴 붉은 반점 같은 것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모든 정황은 양길의 유죄를 가리키고 있지만 문제는 범행의 목격자나 DNA, 흉기, 폐쇄회로(CC)TV 화면 같은 직접 증거가 없다는 것. 판사는 ‘병사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끝내 무죄 판결을 내린다. 양길은 마땅한 처벌을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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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