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식탁과 달걀 프라이/무비키친 지음/304쪽·2만800원·들녘
이 즉흥적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하울의 자유로운 성격과 함께 소피의 존재로 인해 혼란스러운 성이 안정적인 ‘집’으로 바뀌었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며 관객이 유일하게 체험하지 못한 감각은 바로 음식의 맛, 미각일 것이다. 좋아하는 장면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팬들은 이 요리를 ‘하울 정식’이라 이름 붙여서 따라 했다. 지금도 구글에서 검색하면 34만2000개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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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에서 시골 할머니가 마을에 새로 이사 온 가족에게 주는 일본 전통 떡 오하기(おはぎ), ‘마녀 배달부 키키’가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 비바람을 뚫고 배달을 갔다가 앓아누워 먹게 된 우유죽, ‘모노노케 히메’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지코보가 간단한 식재료로 만든 미소 죽까지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책은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에 담긴 이야기와 요리를 만드는 법, 저자가 직접 맛을 보고 느낀 감상 등을 다채롭게 정리했다. 이를테면 지코보가 만든 미소 죽은 “한국 된장에 비해 낮은 염도인 미소를 넣어 순하고 목 넘김이 편안해 허한 마음을 가볍게 달랠 수 있었던 좋은 음식이 아니었나 싶다” 등의 해석을 곁들인다.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시각과 청각에 이어 미각으로도 그 감동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