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견은 주인과 타인의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사물 이름을 학습하며, 겉모습이 달라도 용도가 같으면 같은 범주로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실험에 참여한 텍사스주의 라브라도 리트리버 ‘오기’의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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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인간의 영아처럼 주변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사물의 이름을 학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에오트뵈스 로란드대 연구팀은 이른바 ‘천재견’이라 불리는 재능 있는 언어 학습견(Gifted Word Learner)들이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해 단어를 습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10마리 중 7마리가 ‘엿듣고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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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참여한 강아지들. 왼쪽은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강아지 ‘머그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촬영된 9살 골든 리트리버 믹스견 ‘애비’의 모습. AP/뉴시스
두 번째로는 개에게 직접 말을 거는 대신, 주인이 옆 사람과 장난감에 대해 대화하는 모습을 개가 지켜보게 하는 ‘엿듣기’ 상황을 연출했다. 각 과정은 8분간 진행됐다.
각 실험 후 장난감들을 다른 방에 섞어 두고 이름을 불러 가져오게 하자, 두 조건 모두에서 10마리 중 7마리가 정확한 장난감을 물어왔다. 특히 엿듣기 상황에서의 수행 정확도는 100%에 달했다. 직접 교육을 받았을 때(80%)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 볼 수 없게 만든 상황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강아지들이 한 번 본 장난감을 기억하고 있다가, 이어지는 대화를 듣고 해당 장난감에 관한 내용임을 스스로 추측해낸 것이다.
● 소수 ‘천재견’의 학습력은 영아 수준…혹시 우리 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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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골든 리트리버 믹스견 ‘애비’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함께 쉬고 있다. AP/뉴시스
연구에 참여한 샤니 드로르 박사는 “특정 강아지 그룹은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 사물 이름을 배운다”며 “일부 강아지의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천재견’은 18~23개월 된 아이가 부모의 대화를 엿들어 언어를 학습하는 것과 비슷한 인지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런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마리만 확인된 극소수 천재견 그룹에서 주로 나타났다. 드로르 박사는 “일반적인 반려견이 식탁 밑에서 주인의 모든 대화를 학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