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똑똑한 개, 주인 대화 엿듣는다”…혹시 우리 집 개도?

입력 | 2026-01-10 17:00:00

천재견은 주인과 타인의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사물 이름을 학습하며, 겉모습이 달라도 용도가 같으면 같은 범주로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실험에 참여한 텍사스주의 라브라도 리트리버 ‘오기’의 모습. AP/뉴시스


강아지가 인간의 영아처럼 주변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사물의 이름을 학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에오트뵈스 로란드대 연구팀은 이른바 ‘천재견’이라 불리는 재능 있는 언어 학습견(Gifted Word Learner)들이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해 단어를 습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10마리 중 7마리가 ‘엿듣고 학습’

실험에 참여한 강아지들. 왼쪽은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강아지 ‘머그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촬영된 9살 골든 리트리버 믹스견 ‘애비’의 모습. AP/뉴시스

연구팀은 천재견 10마리를 대상으로 두 가지 상황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로 주인이 개에게 장난감을 보여주며 이름을 반복해 가르치는 ‘직접 교육’을 실시했다.

두 번째로는 개에게 직접 말을 거는 대신, 주인이 옆 사람과 장난감에 대해 대화하는 모습을 개가 지켜보게 하는 ‘엿듣기’ 상황을 연출했다. 각 과정은 8분간 진행됐다.

각 실험 후 장난감들을 다른 방에 섞어 두고 이름을 불러 가져오게 하자, 두 조건 모두에서 10마리 중 7마리가 정확한 장난감을 물어왔다. 특히 엿듣기 상황에서의 수행 정확도는 100%에 달했다. 직접 교육을 받았을 때(80%)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 볼 수 없게 만든 상황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강아지들이 한 번 본 장난감을 기억하고 있다가, 이어지는 대화를 듣고 해당 장난감에 관한 내용임을 스스로 추측해낸 것이다.

● 소수 ‘천재견’의 학습력은 영아 수준…혹시 우리 개도?

9살 골든 리트리버 믹스견 ‘애비’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함께 쉬고 있다. AP/뉴시스

게다가 이들은 물건의 ‘용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개들은 생김새가 전혀 다른 장난감이라도 ‘당기기’나 ‘물어오기’ 등 놀이 방식이 같으면 동일한 이름의 물건으로 봤다. 물건을 인지함에 있어 겉모습을 넘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샤니 드로르 박사는 “특정 강아지 그룹은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 사물 이름을 배운다”며 “일부 강아지의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천재견’은 18~23개월 된 아이가 부모의 대화를 엿들어 언어를 학습하는 것과 비슷한 인지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런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마리만 확인된 극소수 천재견 그룹에서 주로 나타났다. 드로르 박사는 “일반적인 반려견이 식탁 밑에서 주인의 모든 대화를 학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