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張, 계엄 첫 공식 사과…尹은 언급 안 해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에 대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취임 135일 만에 처음으로 계엄을 공식 사과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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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만 밝혔다. 본인을 지지하는 강성 보수 세력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경선룰에 대해선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당심(黨心)을 급격하게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당 지도부에 현행 ‘당심 50%, 민심 50%’ 경선룰을 ‘당심 70%, 민심 30%’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는데, 지역별 상황을 보며 경선룰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장 대표는 당명 변경 추진과 ‘당원 중심 정당’으로 변화하겠다는 기조도 함께 강조했다.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것. 당내에선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수 진영 통합론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야권의 ‘정책 연대’를 통해 민생 정책을 발굴하고 폭넓게 정치연대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하며 개혁신당 등 보수야권에 손을 내밀었다. 이날 장 대표는 개혁신당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기도 했다. 그러나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까지 통합하는 ‘보수 대통합’과 ‘중도 외연 확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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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변화를 촉구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앞으로 당의 운영과 정치 전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실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장 대표의 고심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비주류와 소장그룹에선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계엄 1년 사과 성명을 주도한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내고 “지금 국민의힘은 재건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지만, 오늘 혁신안은 내부 인테리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윤석열을 다리에 매달아 놓고 무슨 선거를 치르냐”고 했고, 한 재선 소장파 의원도 “뼈가 부러졌는데 빨간약만 발랐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장 대표의 일부 긍정 평가하면서도 “계엄을 제대로 극복해야 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대국민 기만쇼를 본 뒤 결론은 정당 해산이 답이다”라고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