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공급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대형 복합 상업용 건물 ‘알 카야트 플라자 타워’ 공사 현장.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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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냉난방공조(HVAC) 핵심 장치인 공기조화기(AHU)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AHU는 건물 내 공기질을 유지하는데 필수인 장치로 온도, 습도, 청정도 등을 조절해 쾌적한 공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우디가 갈수록 현지 생산, 현지 공급을 강조해 글로벌 기업들이 정부 프로젝트나 대형 상업 시설 수주를 따려고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조 기업들이 사우디를 비롯해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저위도 신흥국인 ‘글로벌 사우스’에서 현지 공급망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미국, 중국 위주로 강화됐던 자국중심주의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사이에서도 확산된 탓이다. 최근 멕시코가 관세 50% 부과에 나서는 등 이들 나라는 각종 규제나 인센티브를 내걸고 자국 생산 및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LG, 현지 생산으로 사우디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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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현재 정부 주도의 산업 다각화 전략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고 노하우를 현지 공급망에 내재화해 사우디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는 대부분 산업에 정부가 관여하고 있어 웬만한 사업을 수주하는데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며 “현지에서 생산, 조달해야만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거나 단순 수입, 판매하는 업체와 큰 격차를 내도록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현대차도 현지화로 점유율 확대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노이다 공장에서 노트북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해당 공장에서 주로 스마트폰을 생산해 왔다. 인도 정부 역시 자국 제조업 육성과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지 생산 업체에 세제혜택과 원스톱 행정 등 다양한 지원책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브라질 현지 생산으로 현지 장악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에서 현대차 점유율은 약 8%로 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브랜드 가운데 최대 경쟁자인 일본 도요타가 약 7%로 현대차보다 뒤처지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019년 브라질 상파울루 현지 공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연 생산 규모를 18만 대에서 21만 대로 늘렸다. 브라질도 ‘신산업정책’을 통해 자국 내 제조업 생태계 강화와 첨단 기술 육성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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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