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정부 일회용품 정책에 부글 2023년 국내 전체 재활용 폐기물중 포장재 비율 48%, 3년새 11%P 증가 “립스틱 하나에도 4중 5중 포장…기업도 일회용 사용 줄여야” 지적
정부가 최근 플라스틱 일회용 컵의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빨대 제공을 중단하는 등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빨대나 일회용 컵보다 기업들의 과대포장 쓰레기가 훨씬 더 심각한데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대책만 내놓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상품 크기에 맞는 포장재를 선택하고 다회용 포장재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재활용 쓰레기 중 포장 폐기물이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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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폐기물의 양은 2020년 495만1042t에서 2023년 395만9915t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중 포장재 폐기물의 양은 2020년 168만5579t에서 2023년 189만1607t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재활용 폐기물에서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7%에서 2023년 47.8%로 급증했다. 재활용 폐기물의 절반 가까이가 포장재라는 뜻이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쓰레기 중 포장 폐기물이 가장 많다”는 소비자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일회용 포장재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기업이 오히려 과대포장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생일을 맞아 지인들에게 선물 배송을 여러 건 받은 직장인 손모 씨(32)는 “립스틱 하나를 받는데 택배 박스, 쇼핑백, 제품 포장 상자, 리본 등 4중, 5중으로 포장돼 왔다”며 “불필요한 쓰레기만 늘리는 ‘포장 옵션’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기업이 일회용 포장재 사용 줄여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3일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발표하며 “2030년 1011만90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700만 t 수준으로 낮춰 약 3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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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속과 더불어 기업이 제품 배송 단계부터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고 다회용 포장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서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상품 크기에 딱 맞는 ‘온디맨드 박스’를 활용하기도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포장재 자체를 다회용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