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하트힐링’ 사업 성과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도와줘 정서 안정 및 학업-진로 재설계
하트힐링 사업에 참여한 진희(가명)가 월드비전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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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진행하는 ‘하트힐링’ 사업이 삶의 기반이 흔들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 가던 여러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하트힐링 사업은 범죄로 인해 보호자를 잃거나 일상이 무너진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리 회복과 학업 및 진로 재설계를 함께 지원하는 통합 회복 프로그램이다. 월드비전은 지난해부터 3년간 총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심리검사와 상담, 치료비 지원을 비롯해 학업, 자기 계발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 법무부 교정본부와 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 등과 협력해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을 발굴하고 연결해 왔다.
올해 이 사업과 연결된 진희(가명·18)는 어머니를 일찍 여읜 뒤 아버지의 수감으로 한동안 ‘다음’을 상상하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멈춰 서 있던 진희의 시간은 하트힐링 사업을 만나면서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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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가 하트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원 내용’보다 ‘사람’이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만난 월드비전 담당자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진희의 이름을 불러 주며 이야기를 들어줬다. 진희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럼 우리 같이 해볼까’라고 말해줬는데, 그 한마디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오랫동안 혼자 버텨야 한다고 믿어 왔던 진희에게 하트힐링은 ‘지원 프로그램’ 이전에 ‘사람을 만난 경험’이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정(가명·17)은 아버지의 수감 이후 불안과 정서적 혼란을 겪었지만, 아버지가 가족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족에게 사과한 것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됐다. 부모 관계가 회복되면서 가정의 정서적 안정도 되찾았고, 소정은 면회 시간을 가족이 함께 소통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며 일상과 학교생활에서도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진수(가명·19) 역시 가족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학업과 진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지만, 하트힐링 사업의 지원을 통해 다시 계획을 세웠고, 자격증 취득과 진학·취업 준비를 병행하며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누군가가 곁에 머물며 함께 생각해 주는 경험이 회복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