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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웹OS 앞세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입력 | 2025-12-29 00:30:00

LG전자, 콘텐츠 생태계 확대
웹OS 플랫폼 매출 1조 돌파
2030년 2배 이상 성장 목표



LG전자의 웹OS가 탑재된 LG 스마트TV. LG전자 제공


TV 산업의 수익 모델이 제품 판매에서 광고·콘텐츠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제조사 간 경쟁 축도 패널 및 스펙 중심에서 운영체제(OS)와 서비스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TV를 켜는 순간 노출되는 홈 화면과 추천 서비스가 광고와 콘텐츠 유통의 출발점이 되면서 OS를 가진 쪽이 ‘시청 시간’과 ‘광고 인벤토리’를 함께 확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시장 강자인 LG전자 역시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인 ‘웹OS(webOS)’를 앞세워 이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단순한 TV 제조사를 넘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웹OS 기반 플랫폼 사업은 2024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연평균 4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특히 2021년부터 시작한 플랫폼 외판 확대 전략이 유효했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해외 TV 제조업체에 LG전자의 웹OS를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 산스이, 스마트테크 등 600개 이상의 해외 TV 제조업체가 웹OS 생태계의 일원이 됐다. 그 덕분에 현재 전 세계에서 LG전자의 웹OS를 탑재한 기기는 2억6000만 대에 이른다.

이런 외판 확대 전략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이바지했다. 2024년 4분기(10∼12월) 기준 전 세계 스마트 TV OS 점유율에서는 안드로이드·구글 TV(24%)와 삼성 타이젠(16.9%)에 이어 3위(11.8%)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3년 새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1, 2위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를 매섭게 좁혀가고 있다. LG전자는 기세를 몰아 2030년까지 플랫폼 매출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의 생태계 확장 범위는 거실 TV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웹OS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또 스마트 모니터와 디지털 사이니지 등으로 적용 기기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북미 중심이었던 사업 영역도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며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전자가 노리는 핵심 수익원은 ‘광고·무료 스트리밍(FAST)·콘텐츠 제휴’다. 광고 시장의 자본이 전통 매체에서 커넥티드TV(CTV)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서다. 웹OS를 기반으로 글로벌 33개국에서 40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LG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지 않고도 최신 영화와 방송을 TV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LG Movies&TV’, 라디오와 팟캐스트를 보고 들을 수 있는 ‘LG 라디오 플러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상호 LG전자 MS경영관리담당 전무는 “TV는 이제 판매 시점의 이익보다 설치 이후의 광고·콘텐츠 매출이 커지는 산업”이라며 “향후 하드웨어 판매 실적을 강화해 웹OS 플랫폼 사업 모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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