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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기류 뚫고온 북극 냉기… 기습적 극한 한파 자주 닥친다

입력 | 2025-12-27 01:40:00

강원 향로봉 체감온도 영하 35도
서울은 영하 18도, 곳곳 한파특보
배수관 동파 등 전국 피해 속출
1월까지 강추위 몇 번 더 덮칠 듯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26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나뭇가지에 고드름이 맺혀 있다. 이날 오전 체감온도는 서울 영하 17.6도, 강원 고성군과 인제군에 걸친 향로봉 영하 35.3도로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했다.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져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영하 3도로 평년보다 2∼7도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6일 오전 체감온도가 서울은 영하 18도 가까이, 강원 향로봉은 영하 35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추위는 27일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에서 영하 3도로 평년보다 2∼7도 낮다. 낮 최고기온은 0∼8도로 예보됐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추위가 잠시 풀린 뒤 내년 초 다시 추운 날씨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월 말까지는 큰 추위가 몇 번 더 반복되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폭설도 예상된다.

● 26일 오전 서울의 체감온도 영하 17.6도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8도까지 떨어졌다.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17.6도였다. 강원 향로봉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1.3도, 체감온도는 영하 35.3도였다.

전국 곳곳에서 피해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 21분경 서울 구로구 오류동 다세대주택에서 배수관이 동파되며 누수가 발생했고, 흘러나온 물이 얼어 인근을 지나던 여성이 미끄러져 부상을 당했다. 제주에서는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서귀포시 하효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졌고,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한라산 탐방로 5곳이 통제됐고, 전남 진도 등을 잇는 바닷길 3개 항로에서 선박 4척도 운항이 중단됐다.

광주에는 눈이 3cm가량 쌓이며 그늘진 곳에 살얼음이 생겼고 북구 양산동 아파트 입구에서 15세 여학생이 넘어져 머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등 낙상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다. 전남 영광에서는 바닷가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한랭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 “내년 1월 한파 몇 차례 더 발생할 가능성”

올겨울 대체로 포근하다 갑작스럽게 한파가 찾아와 더 춥게 느껴졌다. 이번 추위는 차가운 북극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던 제트기류가 기후온난화로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강한 제트기류에서는 한파가 오래 머무르지 않는데, 약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빠져나와 극강 한파를 만들고 오래 정체하며 지속 시간도 길어진다.

추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 인천은 영하 8도까지 내려간다. 경기 북부 일부에선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27일에는 수도권 일부와 강원 남부 내륙, 대전 충남 세종에 1cm 안팎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몇 차례 강한 한파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2월에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이른 봄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올겨울은 북태평양 수온 분포가 ‘라니냐 해’와 패턴이 비슷하다”며 “12∼2월을 겨울로 봤을 때 전반기는 많이 춥고 후반기는 큰 추위 없이 봄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특징을 나타내는 기상 현상으로 ‘라니냐 해’의 한반도 겨울은 평년보다 낮았다. 기상청도 올겨울 기상 전망에서 내년 2월 기온이 평년보다 대체로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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