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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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지 하나가 모든 세대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아이에게는 지루하지 않아야 하고, 어른에게도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이동과 동선 역시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홍콩 오션파크다.
비행 시간 약 4시간, 시차는 1시간이다. 홍콩에 도착한 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약 50분 만에 오션파크에 닿는다. 27만 6700평 규모의 아시아 최대 해양 테마파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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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아쿠아리움+놀이공원 한 번에
홍콩 오션파크는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놀이공원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다. ‘워터프런트’와 ‘서밋’이라 불리는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80종이 넘는 어트랙션과 함께 해양 보전을 주제로 한 생태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오션파크에서 관람객은 자이언트 판다와 레서 판다, 미어캣, 나무늘보, 황금들창코원숭이, 바다사자, 펭귄, 물범, 수달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난다. 각 동물이 살아가는 서식지의 온도와 습도를 그대로 구현한 관람 공간을 통해, 아프리카부터 북극과 남극까지 서로 다른 생태 환경을 오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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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성 덕분에 오션파크는 홍콩에서도 어린아이들의 이른바 ‘현장체험학습 맛집’이다. 실제 서식 환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 안에서 아이들은 동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 안에 들어가 관찰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중에서도 펭귄 관람 공간은 그 성격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반쯤 개방된 유리 관람창 너머로 남부바위뛰기펭귄과 젠투펭귄의 움직임과 냄새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서식 환경에 맞게 차가운 공기가 가득했던 공간에 반팔 차림이던 기자의 입에서도 “너무 춥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동물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관람객이 그들의 생태 환경 안으로 들어간 듯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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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파크는 환경 보호와 교육적 역할을 분명히 한다. 야생에서 관찰할 수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을 보여주며, ‘동물 쇼’는 진행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오션파크는 5년 단위로 부여되는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을 다섯 차례 연속 획득했다. AZA 인증은 까다로운 동물 복지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제도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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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상공 205m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오션파크의 두 구역인 ‘워터프런트’와 ‘서밋’으로 이동은 자체가 풍경이 된다. 약 10분 간 케이블카에 올라 남중국해 상공 약 205m를 가로지를 수 있다. 화려한 전광판과 빌딩 숲으로만 익숙했던 홍콩의 면적 약 70%가 산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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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을 오션파크의 중심 공간인 그랜드 아쿠아리움으로 옮긴다. 태평양 산호섬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을 지녔다. 이 곳은 사실 어른이 더 즐거울지도 모른다. 200종이 넘는 해양 생물이 헤엄치는 아쿠아리움에 들어서는 순간, 어둠 속 끝없이 이어지는 수족관 규모에 압도된다.
홍콩 최대 규모 수족관 레스토랑
내부를 따라 걷다 보면, 옆과 바닥에 있던 수족관이 어느새 머리 위로 올라와 있다. 깊은 바닷속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든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가리비상어나 만타가오리 등 희귀한 해양 동물을 볼 수 있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붉은빛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매혹적이면서도 어딘가 눅눅한 정서를 품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장면인 은빛 물고기 떼가 원통형 수족관을 가득 채우며 헤엄치는 모습은 잠시 현실 감각이 흐려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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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 가족, 오션파크의 자랑
홍콩 오션파크의 또 다른 상징은 네 마리의 자이언트 판다다. 아빠 ‘러러’, 엄마 ‘잉잉’, 그리고 쌍둥이 자식 ‘자자’와 ‘더더’다. 2007년, 중국은 홍콩 반환 10주년을 기념해 러러와 잉잉을 홍콩으로 보냈다.지난해 잉잉은 19살, 사람 나이로 치면 57세의 고령에 쌍둥이를 출산했다. 쉽게 믿기 어려운 소식에 홍콩은 떠들썩해졌고, 당국은 쌍둥이에게 홍콩 사람의 신분증과 똑같이 생긴 등록증을 전달하며 이를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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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만난 쌍둥이 판다는 유난히 활발하다. 지난해 8월, 털도 없이 연분홍빛 피부를 드러낸 새끼 판다의 사진이 무색할 만큼 두 마리는 이미 훌쩍 자라 있었다.
누나 자자와 동생 더더는 남매가 맞는지, 투닥거리며 공간을 누비고 있었다. 나무 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자를 밀어내는 더더의 모습은 ‘금쪽같은’ 새끼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면서도 한 마리가 움직이면 다른 한 마리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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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닮은 외모 탓에 구별이 쉽지 않아, 뒤쪽에 살짝 표시된 보라색을 보고서야 구분이 가능하다. 뒤에서는 갈색 털과 귀여운 외모를 지닌 레서 판다도 조용히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대형 물놀이장 ‘워터월드’+5성급 풀러턴 호텔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내년 8월까지 홍콩 오션파크는 산리오와 손잡고 대규모 협업을 이어간다. 파크 곳곳에서는 헬로키티를 비롯한 산리오 캐릭터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션파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 굿즈도 마련됐다.
산리오 캐릭터들은 ‘오션파크’라는 이름에 맞춰 해양 콘셉트로 재해석됐다.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연출 속에서, 관람객은 바다 세계에 들어온 캐릭터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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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헥타르가 넘는 넓은 부지에는 아이와 즐길 것이 한아름이다. 하루 종일 오션파크를 누빈 뒤에도 아이가 지칠 틈이 없도록, 정문에서 불과 50걸음 거리에 2018년 문을 연 4성급 메리어트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에는 2021년 개장한 대형 물놀이장 ‘워터월드’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이곳에는 5성급 풀러턴 호텔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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