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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총 1817조…전국 집값의 43% 역대최고

입력 | 2025-12-23 17:00:00

월세 비중도 60% 넘어…취약층 주거비 부담 늘어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202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집계됐다. 이는 ‘영끌’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0년 8월 전고점(43.2%)을 넘어선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5.12.23/뉴스1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도 역대 가장 높은 60%를 넘기면서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소비여력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시가 총액은 올해 11월말 기준 1817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의 43.3%에 해당한다. 이는 해당 수치의 전고점인 2020년 8월말(43.2%)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해당 수치가 41.0%였는데 올해 들어서만 2.3%포인트가 튄 것이다.

반면 올해 11월 기준으로 5대 광역시의 주택가격은 전고점 대비 평균 18.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인해 서울 지역 주택매입 수요가 커진 데다 서울 선호 현상으로 인해 청년층 중심으로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서울 쏠림 현상은 시장 과열을 야기했다. 올해 3분기(7~9월)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0.9로 산출됐다. 현재 실물경제 대비 주택시장의 과열정도를 나타내는 해당 지수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10년 1분기(1~3월) 이후 최고치다. 2021년 1분기(0.87)에 종전 최고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해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0.42였는데 올 들어 크게 뛰었다.

더불어 서울의 ‘지역 내 총생산’(GRDP)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은 올해 2분기(4~6월) 기준 3배로 나타났다. 서울 내 생산된 모든 재화 및 서비스의 가치 대비 아파트 시가 총액의 총합이 3배 더 크다는 의미다. 이 또한 해당 수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전국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10월 기준으로 6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과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현상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월세 비중 확대가 일부 취약가계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전세 거주 시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17.4%지만 월세인 경우에는 21.2%로 높아진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월세 비중 확대는 특히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라며 “미시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며, 월세 가구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방안을 정부가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구매에 대해서 한은은 “국내 주식과의 대체관계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수년 전만 해도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 주식과 미국 주식의 순매수가 동시에 늘어나는 보완관계였지만, 최근에는 매매 방향이 서로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의미다. 올해 7~10월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3조 원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해외주식은 103억 달러(약 15조 원) 순매수했다.

한은은 “장기적인 수익률 격차로 인해 투자자들의 수익률 기대가 국내 증시는 낮게, 미국 증시는 높게 고정됐다”며 “양국 증시가 동시에 상승할 경우 국내 주식의 차익실현 매도와 해외주식의 추격매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익률 기대 격차가 장기간 형성된 만큼 일시적 수익률 개선만으로 투자자의 기대를 변화시키기 어렵다”며 “주주환원 확대 등의 정책 노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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