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을 받은 ‘안트로폴리스 I ―프롤로그, 디오니소스’(왼쪽)와 ‘젤리피쉬’(오른쪽). 심사위원단은 “최근 몇 년 간 연극에서 새로운 실험이나 강렬한 메시지를 앞세우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이런 경향을 유지하되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이 좀 더 정교해져서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평했다.국립극단·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명화)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최종 심사를 진행하고 수상작이 없는 대상을 제외하고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등 9개 부문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해 본심에는 역대 가장 많은 심사위원 추천작 34편이 올랐다. 김명화 위원장은 “팬데믹을 이후로 등장한 사회 이슈를 다루거나 실험적인 시도를 한 작품들이 메시지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무대를 보는 재미는 물론 대사를 듣는 문학적인 재미도 더해졌다”며 “여기에 정극 중심의 작품이 함께 나타나 균형감을 이룬 한 해였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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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트로폴리스I
젤리피쉬
제62회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정옥 평론가, 김정호 배우, 김명화 극작가 겸 평론가(심사위원장), 이태섭 무대예술가, 강량원 연출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또 다른 연기상 수상자 이종무 배우(굿피플)은 “사건의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연기 포인트가 과하지 않으며 지식인의 속물적인 근성과 양심의 복잡한 양면을 잘 소화”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신인 연출상은 스토리 포레스트의 ‘아르카디아’(김연민 연출)에 돌아갔다. 톰 스토파드 원작의 과학 철학이 섞인 어려운 텍스트를 잘 소화하고 아르코 소극장 공간 전체를 활용해 객석과 무대를 허문 점이 돋보였다. “카오스 이론에 기반해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연극 속에 관객이 있다는 연극의 기본 철학을 연출로 잘 소화해 냈다”는 평도 나왔다. 이 작품에 출연해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인생의 아름다움과 유한함을 탐구하는 발렌타인 역을 맡은 권일 배우는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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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개념연극상은 ‘아나그노시스 사포’를 만든 창작집단 푸른수염과 안정민 연출이 받았다. 주로 연극을 무대에 본격적으로 올리기 전 이뤄졌던 ‘낭독극’을 ‘낭송극’으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평가다.
특별상에는 배우 색자가 선정됐다. 퀴어 배우인 색자는 ‘DRAG X 남장신사’, ‘곡비’,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등의 작품에서 “편견과 온갖 위험을 통과하며 배우와 연기에 대한 해묵은 정의를 무너뜨리는” 연기를 선보여왔다. “배우가 자신을 올곧이 내어놓을 때 연극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는 심사평이 나왔다.
수상은 못했지만 극단 돌파구의 ‘아이들’, 극단 백수광부의 ‘다 내 아이들’, 어처구니 프로젝트의 ‘벚꽃동산’, 무브먼트 당당의 ‘모스크바 밀사 선택’이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언급됐다. 시상식은 내년 1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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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