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드골함 2배 유럽 최대 8만t급 17조8000억 들여 2038년 취역 예정 英 “프린스오브웨일스 완전한 운용” 러-中 등 위협 맞서 “재정보다 안보”
새 항모로 대체 예정인 샤를드골함 프랑스의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이 2018년 11월 프랑스 남부 툴롱항 인근에서 이동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길이 261m, 4만2000t인 샤를드골함보다 훨씬 큰 길이 310m, 7만8000∼8만 t급의 새로운 핵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하겠다고 밝혔다. 툴롱=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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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의 시대(Era of Predators)’를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핵추진 항공모함이 필요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1일 신규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밝혔다. 새 항공모함은 길이 310m, 무게 7만8000∼8만 t급으로 자국산 라팔 전투기 30대, 승조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가 운용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4만2000t)의 2배에 가깝다. 비용은 최소 102억5000만 유로(약 17조8000억 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인 1696억 유로(약 294조 원)다. 정부 부채 비율 또한 GDP 대비 114%다. 모두 유럽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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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항공모함, ‘포식자 시대’ 대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아부다비 인근의 자이드 프랑스 군기지에서 “차세대 항공모함 건조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 항공모함의 규모는 최근 취역한 중국의 푸젠함과 비슷하다. 다만 최대 10만 t급의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미국보다는 작다.
그는 현 국제 정세를 ‘포식자의 시대’로 규정하며 “우리는 특히 해상에서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항공모함은 2001년 도입한 ‘샤를드골’함의 퇴역 시점인 2038년경 취역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군사력 강화에 치중하고 있다. 2027년 국방 예산 목표치는 640억 유로(약 111조22억 원)로 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320억 유로)의 두 배다. 2030년까지 현재 4만 명인 예비군 또한 8만 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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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프랑스 일각에서는 재정위기로 연금 개혁 등도 중지된 상황에서 새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것을 우려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2026년 세계 대전망’에서 내년 중 주요 선진국에서 재정위기가 터질 수 있다면서 그 대상으로 프랑스를 지목했다.
● 영국도 항공모함 전력 강화
영국도 항공모함 전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프린스오브웨일스’함이 ‘완전한 운용 능력(FOC)’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FOC는 항공모함이 모든 임무를 제한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선 항공모함에 전투기가 최대 수용 가능한 숫자만큼 탑재 및 출격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 또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보급함 등을 포함한 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을 편성해 독자적 임무 수행이 가능해야 한다.
영국은 지난달 지중해에서 열린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함께한 ‘팰컨 스트라이크 2025’ 훈련을 계기로 이 같은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은 각각 6만5000t급인 ‘퀸엘리자베스’함, ‘프린스오브웨일스’함 등 두 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핵추진 방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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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