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제재선박 2척 나포 원유 공급 감소로 쿠바 경제 타격
10일(현지시간) 미군 헬기가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아시아행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검색 나포하기 위해 착륙하고 있다. 2025.12.11 베네수엘라=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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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유조선 ‘벨라1’호를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추격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 보도했다. 해당 유조선이 과거 이란 등에 원유를 실어나른 적이 있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Dark Fleet)’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의 제재를 교묘하게 피하며 불법으로 원유 등을 판매하는 선박 집단이라는 의미다.
미군은 하루 전인 20일에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다른 제재 선박 ‘센추리스’호를 나포했다. 앞서 이달 10일에도 또 다른 제재 선박 ‘스키퍼’호를 나포하는 등 이달에만 총 세 척의 선박을 나포하거나 추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16일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다. 또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 잇따른 선박 나포 및 추격은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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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전력난 등이 심각한 쿠바에 매일 1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도왔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압박이 강화되고 베네수엘라 경제 또한 나빠지면서 현재 수출량은 하루 3만 배럴로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국 집권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X에 “마두로 정권의 베네수엘라 통치가 곧 끝나기를 바란다. 그러면 마두로의 동맹국이자 미국의 코앞에 있는 억압적인 쿠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내 반(反)미국 정권의 교체를 바란다. 물가, 고용, 이민 등 국내 의제에서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외교 치적을 통해 국정 장악력을 키우려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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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