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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저물어 간다. 포연 속에서 또 한 해를 마감하는 나라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평화롭고 풍족한 삶을 원한다. 가족이 모인 저녁 식탁은 웃음과 유머가 그치지 않는다. 자녀들은 서로 핀잔을 주고, 아버지가 인상을 쓰고 어머니가 짜증을 내도, 매일 그렇게 우당탕 쿵쾅할 수 있는 가족이 진정 화목한 가족이다. 소박한 음식을 들고 방문한 이웃은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며 미소를 띤 채 돌아간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거리에는 다정한 연인보다 사실은 바쁘고 외로운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화려한 거리, 번쩍이는 쇼윈도는 이들에게 평소보다 더 짙은 소외감을 준다.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소망이란 형태로 남아 소외감을 이겨내게 한다. 어두운 참호 안에서 추위에 떨면서도 그런 희망을 잃지 않던 시대와 병사들이 있었다. 해가 뜨면, 내일이 되면 뭔가 달라지리라는 생각은 이성에 바탕을 두지 않은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 힘이 언제나 이전보다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이었다.
세상의 한편에 또 다른 망상이 있다. 무언가를 저주하고, 없애고, 보복하면 더 평화롭고 안정되고 정의로운 세상이 내려 앉는다는 망상이다. 전선의 참호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병사도 있었고, 호화로운 식탁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또 어두운 골목에 서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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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