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서부에서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셰퍼드 NS-37’에 탑승해 우주비행에 나선 6명. 가운데에 독일 출신 유럽우주국(ESA) 엔지니어 미카엘라 벤타우스가 휠체어에 앉아 있다. 블루 오리진 엑스(X·옛 트위터) 캡처
20일(현지 시간)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독일 출신 유럽우주국(ESA) 엔지니어 미카엘라 벤타우스(33)는 미국 텍사스주 서부에서 우주선 ‘뉴셰퍼드 NS-37’에 5명과 함께 탑승해 지구 대기와 우주 공간의 경계인 고도 100㎞ 카르만 선을 넘어 비행했다.
벤타우스는 2018년 산악자전거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우주 탐사에 대한 열정을 키우며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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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독일 출신 유럽우주국(ESA) 엔지니어 미카엘라 벤타우스(33)가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전직 임원이자 독일 출신인 한스 쾨닉스만이 벤타우스의 우주 비행을 제안하고 후원했다. 그는 이번 비행 중 벤타우스의 비상 보조자로 지정돼 착륙할 때도 벤타우스를 들어 올려 휠체어로 옮겼다.
벤타우스는 비행 전 “장애가 있는 사람이 우주에 간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착륙 후 “가장 멋진 경험이었다”며 “무중력 상태 경험뿐만 아니라 우주로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에 시각·청각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우주를 비행한 적은 있지만, 휠체어 사용자가 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