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서울빛초롱축제 12일 개막
“서울의 외래 관광객이 지난해 1200만 명, 올해는 2000만 명이 넘게 됐습니다. 청계천빛초롱축제를 비롯한 ‘K컬처’로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2025 서울빛초롱축제’와 ‘2025 광화문 마켓’이 이달 12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스산한 겨울, 서울의 밤거리를 따스하게 밝혀주는 점등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올해로 17주년을 맞은 서울빛초롱축제는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을 주제로 2026년 1월 4일까지 24일간 진행된다. 청계천 일대(청계광장~삼일교, 오간수교)와 우이천을 아우르며, 전통 한지 등(燈)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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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서울빛초롱축제에서 청계천 폭포 앞을 장식한 첫 작품.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서 최초로 전등이 켜진 역사적 순간을 표현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내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선보이는 8마리의 ‘말 조형물’도 소셜미디어 포인트로 꼽힌다. 말의 기운으로 힘차게 새해를 연다는 상징이다.이어 K컬처 모티브 ‘갓등’,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작 ‘청계의 빛’, 15m 공중 조형물 ‘서울달’ 등이 청계천 주변을 밝힌다. 삼일교 ‘빛의 오로라’는 워터 스크린 구조에 빛을 쏘아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 낸다.
광화문광장은 이달 31일까지 20일간 유럽 감성의 ‘겨울동화 속 산타마을’로 꾸며 변신한다. 올해 마켓은 광화문광장을 △산타마을 입구 △산타마을 놀이광장 △산타마을 마켓 빌리지 3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하여 방문객을 맞이한다.
산타마을 입구는 호두까기 인형의 집부터 진저브레드 쿠키의 집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포토존을 조성했으며 산타마을 놀이광장에는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루돌프 회전목마를 설치했다. 산타마을 마켓 빌리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소품, 수공예품,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마켓 부스를 운영해 소상공인들의 상품과 겨울 간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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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인터뷰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코로나 이후 4년 넘게 서울의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여의도 야경을 볼 수 있는 ‘서울달’을 비롯해 ‘서울컬처라운지’, ‘청계소울오션’ 등 한국을 알리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서울썸머비치’와 ‘서울빛초롱축제’ ‘광화문 마켓’처럼 계절에 따라 관광객과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도 매년 확대해왔다. 그 중에서도 ‘서울 등산관광센터’는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K등산 붐’을 일으켰다.
서울컬쳐라운지에서 낙산공원 서울성곽길 그리기 수업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2021년 취임했을 때 코로나라 관광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할 때라고 생각했죠. 때마침 독일에서 온 지인이 ‘서울에 오니까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게 너무 좋다. 산에 있는 절이 너무 아름답다’고 하시더군요. 유럽 국가에서는 도시에서 산에 가려면 최소 6시간은 차를 타고 가야해요. 동남아 국가에서는 산이 정글이라 들어갈 수가 없죠. 반면 지하철을 타면 30분 거리에 명산을 찾을 수 있는 도시는 세계에서 거의 없습니다. 이 말에 영감을 얻어 외국인도 쉽게 서울 산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산관광’을 기획했습니다.”
지난 11월 열린 ‘서울하이킹 위크’ 트레일러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이령 단풍길을 달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30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서울의 산에 가고 싶다는 사람이 85%였어요. 그런데 등산화나 스틱 등 부피가 큰 등산용품이 없어 산에 가기 불편하다는 이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서울관광재단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등산용품을 렌탈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탈의시설, 샤워시설을 갖춘 등산관광센터를 북한산에 1호점, 북악산에 2호점, 관악산에 3호점이 잇달아 오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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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 실내 클라이밍 센터에서 안전교육을 받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서울관광재단 제공
2025 서울 하이킹 위크 기간 중 서울 북악산에서 열린 청사초롱 산행.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시의 주요 시정 목표 중 하나는 ‘수변감성도시’입니다. ‘물에 비친 한지 등불’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서울 빛초롱축제는 그 대표적인 사업이죠. 청계천 뿐 아니라 한강의 지천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우이천은 북한산을 조망하며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물멍’과 ‘산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관광 미래비전 3377’(3천만 외래 관광객 유치, 1인당 지출액 300만원, 체류일 7일, 재방문 70%) 전략을 선포한 바 있다. 길 대표는 “3000만 외래관광객을 달성하기 위해 ‘예술관광’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 관광객이 몰려오는 이유는 ‘케데헌’ ‘오징어게임’ 등을 비롯한 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붐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붐은 언젠가는 변곡점이 있을 수 밖에 없죠. 그걸 대비해서 ‘포스트 한류’를 예술로 잡았습니다. 파리와 런던, 뉴욕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자리하고 있어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유인하고 있습니다. 국내 예술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연시장 규모는 사상최초로 1조 2000억 원을 넘어섰고, 한국 미술 시장은 3배로 커졌습니다. 서울도 미술과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 예술을 감상하는 관광으로 재방문율을 크게 높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공연, 전시, 관광 분야 총 84개사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예술관광 민관협의체인 ‘서울예술관광얼라이언스(SATA)’를 발족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협력해 화랑 투어를 진행했고, 10~11월에는 외국인 대상으로 예술 투어인 ‘ARTS IN SEOUL’을 15회, 외국인 200여 명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