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세대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감소세 규제 환경 맞물리면서 월세 시장 빠르게 확대된 영향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전세 매물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주동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올해 1월1일 5만1897건 대비 지난 24일 기준 4만5061건으로 13.2%(6836건) 감소했다. 이중 전세 물건 감소 폭은 22.0%로 더 컸다. 특히 노원과 도봉구, 금천구 등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물이 50% 넘게 감소했다. 2025.10.27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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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은행의 전세대출도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하나금융연구소의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금융수요 변화와 대응(이수영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전세대출은 지난 2022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3년 14조8000억원, 2024년 13조9000억원, 올해 6000억원(10월 누적)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이 위축되고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신규 대출보다 상환이 많아 순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 비중도 지난 2021년 기준 가계대출 자산의 18.7%를 차지했으나, 올 6월 말 기준으로 16.3%로 비중이 상당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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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22년 이후 규제 환경과 맞물리면서 월세 시장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월세 전환율(5.6~6%) 수준과의 격차가 축소된 데다, 전세사기 이슈 등으로 오피스텔과 빌라를 중심으로 월세 거래량이 확대된 영향이다.
국내 월세시장은 임차인의 월세 지출액 기준으로 지난 2022년 이후 약 2.2배 증가해 올해 연 16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주택자 세제 강화, 임대차법,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들이 나오면서 월세 전환 가속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급증하는 월세 수요에 따라 금융사들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대인 측면에서는 월세 수익 연계 투자, 현금 흐름 담보대출, 급여 인정 정책을, 임차인 측면에서는 통합 지출 관리·결제서비스, 전용 입출금통장·저축, 임차인 배상책임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이수영 연구위원은 “고가 월세 등 신규 고객 발굴, 2030세대 대상 향후 주택담보대출 수요와 연결하는 생애주기적 접근, 반전세 전환 고객의 이탈 방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임대차 플랫폼 생태계와 협업을 통한 생활금융·데이터 중심의 확장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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