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강대강 정국 몰아가 鄭, 내란재판부 처리 다시 강조 당내 “전당대회 위해 강경 고수” 張 “與 8대 악법, 대한민국 무너져”… 野 초선들, 16일 노선전환 논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독일은 ‘민족 반역자에게는 공소시효가 필요없다’며 나치와 부역자들을 철저하게 단죄했다”며 “우리도 독일처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정 대표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더 센 ‘내란 청산’을 꺼내 든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등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릴레이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민생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여야 대표가 앞장서서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청래 “내란 사법-경제-문화적 청산”
광주서 현장 최고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1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독일처럼 1단계 사법적 청산 이후 2단계 경제적 청산 그리고 3단계 문화적 청산까지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정 대표는 당내 반발로 보류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의 연내 처리와 2차 종합특검 추진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아직 1단계 사법적 청산도 시작에 불과한 수준이고 사법부의 방해 책동도 우리는 보고 있다”며 “내란전담재판부와 2차 종합특검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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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대통령이 만찬에서 “개혁입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정 대표와 법제사법위원회 주도의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해 사전 조율이 이뤄졌음에도 당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사위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내년 8월 전당대회까지 내란 국면을 이끌고 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강경 일변도로 갈 경우 6·3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불만도 쌓이는 분위기다.
● 당내 우려에도 총력 투쟁 선언한 장동혁
국회 본관 앞 피켓시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등 당 지도부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신설 등 ‘8대 악법’ 저지 릴레이 천막 농성에 참석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장 대표는 “8대 악법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다만 당내에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장 대표에 대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은 “장 대표의 방향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다”며 “본인이 ‘4번 타자’라는 표현을 쓴 적 있는데 4번 타자가 세 번 연속 병살타를 쳤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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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