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국가안보전략 공개 한반도 포함한 제1도련선과, 대만 방위 위해 동맹역량 강화 강조 국방비 증액-中견제 동참 압박, 1기때 17번 언급한 北… 이번엔 0번 대북문제, 美안보 우선순위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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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틀라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처럼 전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시대는 끝났다. 미국은 부유하고 발전된 수십 개 동맹국과 함께하고 있고, 이들 국가가 각자 지역에 대한 1차 책임을 맡고 공동 방위를 위해 훨씬 더 많이 기여하게 해야 한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상위 대외전략 지침으로 통상 대통령 임기(4년) 중 한 번만 발표되는 국가안보전략(NSS)을 4일(현지 시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려면 한국과 일본 같은 핵심 동맹들이 자체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NSS에선 동맹국 역량 강화 목적에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도 포함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NSS에선 중국만 19번 언급돼 집중 견제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반면 북한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아, 일단 안보 전략 우선순위에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NSS에선 3번,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NSS에선 17번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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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 전력을 대거 제2도련선(일본 혼슈∼괌∼사이판∼팔라우) 너머로 옮길 수 있단 관측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그 대신 미군 전략의 중심축이 한반도가 포함된 제1도련선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 제1도련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주한미군 병력을 대폭 줄이진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다만, NSS는 미국의 안방 격인 서반구에서의 위협에 대한 군사 배치 재조정을 언급해 일부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NSS는 제1도련선과 대만 방어를 위해 ‘동맹국 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등 제1도련선의 동맹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상비군·방위산업 등을 확대해, 북한 위협 대응을 넘어 중국 견제에도 적극 동참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역할 조정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 간 ‘동맹 현대화 협의’ 과정에서 중국 견제 동참에 대한 부분도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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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NSS의 목표는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우선주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의 핵심 원칙임을 확인한 것. 특히 미 우선주의를 달성하는 수단으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이자 무기인 ‘상호관세’를 중심에 둔 경제외교를 내세웠다.
또 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미국의 주권을 지키겠다고도 밝혔다. NSS는 “우리는 국경과 이민 시스템, 그리고 사람들이 합법·불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통로가 되는 교통망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원한다”고 했다. 마약 밀매, 불법 이민, 외국의 로비 등 차단에 더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