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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美특사 ‘우크라 영토 문제’ 평행선… 종전협상 빈손

입력 | 2025-12-04 03:00:00

5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타협 못해
푸틴 “유럽이 전쟁 원해” 책임 돌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약 5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영토 문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보장 방안 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번 회동 뒤 “대화는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측 계획의 일부 조항은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관한 논의는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주요국은 ‘현재 전선’을 기본으로 영토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푸틴 대통령, 우샤코프 보좌관, 윗코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RDIR) 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의 투자 포럼에서 서유럽 주요국을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유럽이 전쟁을 원하고 또 시작한다면 우리도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평화가 아닌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지지부진한 종전 협상의 책임을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지세 결집을 위한 외교전에 집중했다. 그는 2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해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등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도 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서도 “영토, 유럽의 러시아 동결 자산 등 몇 가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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