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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에서 사업화까지… 기술 혁신 ‘성장 과정’ 한눈에 본다

입력 | 2025-12-04 03:00:00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 개막
삼성-현대차 등 R&D 성과 공유
AI 특별관엔 리벨리온 등 9곳 참여
미래차-반도체 체험 프로그램도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 개막 세리머니. 왼쪽부터 송현규 KTL 본부장, 전윤종 KEIT 원장, 진종욱 자동차연구원 원장,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기반실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조성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민병주 KIAT 원장, 강경성 KOTRA 사장, 이동연 삼성중공업 부회장. 산업통상부 제공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산업기술 전(全) 주기 지원 성과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5일까지 사흘간 코엑스 B홀과 3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린다.

그동안 별도로 열리던 산업기술 R&D 종합대전과 기술사업화대전이 처음으로 공동 개최되는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은 정부의 산업기술 R&D와 기술 사업화 지원을 통해 탄생한 우수 기술과 제품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내외 기술 교류와 비즈니스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단순한 연구 성과 나열을 넘어 ‘기술혁신→사업화→산업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하나의 스토리로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데 목적이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에코프로비엠 등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78개 기업이 참여해 산업기술 R&D 성과와 사업화 사례를 선보인다. 여기에 KEIT, KIAT, KOTRA, KTL 등 4개 주관 기관이 함께해 R&D 기획·평가, 사업화 지원, 해외시장 진출, 시험·인증까지 전 주기 지원 체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3일 오전 열린 개막식에는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기반실장,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산업기술 진흥과 기술 사업화 유공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핵심 메시지는 ‘기술혁신에서 사업화,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진짜 성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단기(5년 이내) 상용화 R&D를 확대하는 한편 장기 도전·혁신형 R&D를 통해 미래 신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기술 사업화 전용펀드 확충 등 기술금융을 강화하고 신산업 분야에서는 규제 실증특례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더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이번 행사의 전시 구성과 프로그램 전반에 녹아 있다.

전시장은 크게 산업별 핵심기술과 사업화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려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자동차·조선, 이차전지 및 친환경 에너지, 첨단 제조·디지털 전환, AI 특별관 등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분야별로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의 성과물이 나란히 배치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AI 특별관(9개 기업)에서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뉴라텍, 딥엑스, 하이퍼엑셀, 수퍼게이트, UX팩토리, 보스반도체, 아날로그AI 등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의 기술 성과를 집중 조명하고 산업계·연구계·투자자와의 네트워크 및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연구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정부 R&D 지원을 거쳐 시제품 개발, 양산,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과정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축은 ‘사업화 성과 전시’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기술이 실제 매출과 일자리, 수출로 이어진 성과를 데이터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한다. 각 부스에서는 기술 개발 배경, 정부 지원 프로그램 활용 내용, 사업화 과정에서의 애로와 해결 과정, 향후 확장 계획 등을 함께 제시해 다른 기업과 예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벤치마킹 자료를 제공한다.

지원 기관의 역할과 도구를 보여주는 공간도 눈에 띈다. KEIT와 KIAT는 산업기술 R&D 과제의 기획·평가, 기술 로드맵, 실증·확산 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 KOTRA는 수출 상담, 해외 전시 지원, 글로벌 파트너 매칭 등 해외 진출 지원 서비스를 알린다. KTL은 시험·인증, 신뢰성 평가, 안전·환경 규제 대응 등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를 안내하며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다양한 지원 사례를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이 공간을 통해 ‘어디에 어떤 지원을 요청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부대 행사 역시 ‘연결’과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와 연계된 기술 설명과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자와 기업 담당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겪은 고민과 성과, 향후 계획을 나누고 현장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업 간 협력 수요를 발굴하고 투자·파트너십 논의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산업기술 정책 방향과 지원제도를 소개하는 설명회도 열어 R&D 현장의 목소리와 정부 정책이 만나는 소통 창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국민과 청년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주요 기업 부스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미래차, 친환경 선박,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 산업기술이 일상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기술 분야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R&D 직무와 기술 사업화, 해외 마케팅, 시험·인증 등 다양한 커리어 경로를 소개하고 현장 전문가와의 멘토링 기회를 제공한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이 ‘성과 중심의 산업기술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보고서와 통계 속에 머물렀던 성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 현장의 목소리로 풀어내 국민이 직접 보고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기업과 연구자들에게는 서로의 경험과 실패·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는 장이자 정책 담당자에게는 현장의 요구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3일부터 5일까지 이어지는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은 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축제다. 기술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는 기업과 연구자가 한 공간에서 국민을 만나고 정부의 전 주기 지원정책이 어떻게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산업기술의 힘으로 진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현장 곳곳에서 더욱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규 기자 anold3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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