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공격 2명 살해’ 논란 커지자… “헤그세스 지시 아닌 지휘관 판단” 사건 희화화 이미지 올려 뒷말도… 의회는 ‘전쟁범죄’ 판단해 전면조사 트럼프, 안보팀 긴급 소집해 대응… 베네수엘라 군사조치 논의 가능성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일 X에 올린 미군의 베네수엘라 선박 공격을 희화화한 이미지. 사진 출처 피트 헤그세스 X 계정
● 백악관 ‘꼬리 자르기’에 군 내부 격분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의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2차 공격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마약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단체에 대해 전쟁법에 따라 치명타를 가하도록 했다”며 “당시 공격은 헤그세스 장관이 (프랭크) 브래들리 중장(당시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으로 해군 중장이었고, 현재는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으로 해군 대장임)에게 물리적 타격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래들리 사령관이 2차 공격을 명령했냐는 질문에 “그는 그의 권한과 법률 내에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현장 지휘관이 공격 지시를 내렸다는 뜻이다. 이는 헤그세스 장관의 ‘전원 사살 명령’에 따라 미군이 추가 공격에 나섰다는 WP 보도와 배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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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장관이 X에 ‘9월 2일 임무와 그 이후 모든 임무에서 (브래들리) 중장이 내린 전투 결정과 그 결정을 지지한다’고 쓴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작전 담당 지휘관을 지지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사실상 생존자 사살도 현장에서 결정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 ‘전쟁 범죄’ 비판에 워싱턴 정가 격랑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로저 위커 위원장(공화당)은 취재진에게 “헤그세스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브래들리 사령관과도 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공화당)과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커 위원장은 “우리는 진실을 알아낼 것”이라며 9월 공습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공격 당시 비디오와 녹취 자료를 미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브래들리 사령관도 4일 의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
앞서 미국 안팎에선 미군의 공격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했단 점에서 국제법 및 국내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령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무방비 상태의 생존자들을 사살한 건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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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팀을 긴급 소집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행정부를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뜨릴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향후 군사 조치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베네수엘라 국기에 입 맞추는 마두로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맨 앞 모자 쓴 사람)이 1일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국 국기에 입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항전 의지를 강조했다. 최근 일부 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전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