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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소득 분리과세 종목 최대 15% 될듯… 최고세율은 5%P 인하

입력 | 2025-11-29 01:40:00

[여야, 배당소득 분리과세 합의]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부자 감세’ 비판에 ‘50억 초과’ 신설
30% 최고세율 대상 100명 안팎… 연간 세수 감소 3000억대 될듯
시장선 “기대 이하, 아쉬워”… 금융지주 주가 큰 움직임 없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나 김 원내대표 옷깃 위의 먼지를 떼어주고 있다. 두 대표는 이날 법인세와 교육세 인상 관련 협상을 위해 만났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왼쪽부터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송 원내대표, 김 원내대표, 기재위 여당 간사 민주당 정태호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여야가 28일 합의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은 증시 활성화와 ‘부자 감세’ 비판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세율을 30%로 기존 정부안(35%)보다 낮춘 대신 적용 대상은 소수 대주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고세율이 여전히 25%보다 높고, 대상 요건이 까다로워져 기업들의 배당 증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100명 안팎 대주주만 최고 30% 과세”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 소(小)소위 회의에서 여야는 연간 배당소득이 2000만 원 이하면 14%, 2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 20%, 3억 원 초과∼50억 원 이하 25%, 50억 원 초과면 30%의 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현재 연 2000만 원까지의 배당소득은 14%의 세율로 원천 징수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해 최고 45%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으로 내년부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상장사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선 예금 이자 등과 합산해 금융소득으로 종합과세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낼 수 있게 된다.

앞서 정부는 증시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이고, 기업들이 배당 성향을 높일 수 있도록 주식 배당소득에 분리과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7월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연 3억 원이 넘는 배당소득에 최고 35% 세율을 적용한 안을 내놓자 이를 25%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주주들이 주식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최고세율 25%보다 배당소득 세율이 높으면 배당 확대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최고세율 인하를 시사하며 여야 합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지난달 “25% 정도로 낮춰야 배당을 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며 보조를 맞췄다. 정부와 여당은 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최고세율 25% 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당 강경파 의원들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이날 과세 형평성을 고려한 절충안이 마련됐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이날 조세 소소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50억 원 이상은) 주식 배당을 받는 사람의 0.00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고세율 30%를 적용받는 대상은 100명 안팎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25% 이하의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설명이다.

● 배당 증가 기준은 2배로 높아져

여야 합의안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요건도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상장법인’으로 바뀌었다. 기존 정부안은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이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증가한 상장법인’이었다. 증가율 요건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논의 과정에서 배당 증가 노력을 많이 한 기업에 혜택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탓이다.

이번에 여야가 합의한 안이 국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연간 세수 감소 규모는 3000억 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정부안의 연 2000억 원 감소와 최고세율 25% 안의 4600억 원 감소의 중간쯤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여야는 법인세와 교육세 등 남은 쟁점까지 합의한 뒤 전체 세법 개정안을 기재위 조세소위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30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도 세제 개편안은 정부안대로 본회의에 오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정부안보다 낮아진 것을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고세율이 기대했던 25%보다 높아 배당을 적게 하던 기업들이 이를 늘릴 정도의 유인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2732개) 중 254개(9.3%)에 그친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인 기업 407곳(14.9%)도 배당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고세율 25%보다 후퇴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여야의 합의 소식에도 배당성향이 높아 분리과세가 적용될 것으로 꼽히는 KB금융(+0.89%), 신한지주(―0.38%), 하나금융지주(0%) 등의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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