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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양도세 40%” 담화문 유포에…대통령실 “명백한 허위”

입력 | 2025-11-27 17:01:00

“온라인에 李대통령 명의 허위 담화문
매우 심각한 범죄…강력한 법적 대응”
고환율 대책 관련 여론 흔들 내용 담겨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을 사칭한 ‘허위 담화문’이 시중에 유포되고 있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담화문에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서학 개미’를 겨냥해 관련 세금을 대폭 올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해당 유포 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27일 “이재명 대통령 명의의 허위 담화문이 온라인에서 유포되고 있다. 해당 담화문을 발표한 사실이 없으며 담화문의 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명의를 도용한 허위 조작 정보의 유포는 매우 심각한 범죄에 해당한다. 대통령실은 허위 조작 정보의 생산, 유포 행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번 허위 담화문 유포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온라인상에는 이 대통령 명의의 허위 담화문이 유포됐다. 

해당 담화문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입니다”로 시작해 “지금 우리 경제는 심각한 외환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유출되고 있다” 등 경제 위기 상황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첫째,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22%에서 40%로 상향 조정한다”, “둘째, 해외주식 보유자에 대해 연 1%의 ‘해외주식 보유세’를 신설한다”, “이 두 조치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세율을 현재의 두배 가까이로 한꺼번에 올린다는 내용으로, 해외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마지막에는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 2025년 12월 10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치 12월 10일에 발표 예정인 담화문이 미리 시중에 유출된 것처럼 보이게 만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구 부총리가 실제 서학 개미를 겨냥한 과세 강화 가능성을 언급한 점, 이로 인해 해외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나온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해외 주식 투자 과세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적 대책에 허위 담화문 수사 지시도 포함이다. 큰 문제여서 수사 지시도 내려졌다”고 밝혔다. 허위 담화문 속 내용과 시점에 대해서도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국가수사본부는 “(허위 담화문 유포 건은) 대통령을 사칭한 거짓 내용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심각한 혼란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유포 경위를 추적해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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