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특급’ 루카 돈치치(가운데·77번)가 2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유타와의 2025~2026시즌 미국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나도 브라이언트와 제임스처럼 LA 레이커스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슬로베니아 특급’ 루카 돈치치(26)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는 20시즌 동안 레이커스에서만 뛰면서 다섯 차례 파이널 우승을 이뤄낸 레전드다. NBA 역대 최다인 23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킹’ 르브론 제임스(41·LA 레이커스)는 2019~2020시즌에 레이커스를 NBA 정상에 올려놓았다.
돈치치가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데는 이유가 있다. 2025~2026시즌을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몸 상태로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120kg이 넘는 몸무게로 인해 ‘자기 관리를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돈치치는 이번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비시즌에 독하게 체중을 줄인 그는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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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시즌 댈러스에서 신인왕을 거머쥔 돈치치는 ‘올 NBA 퍼스트 팀’(베스트5)에 다섯 차례 선정된 특급 가드다. 댈러스에선 2023∼2024시즌 팀을 파이널까지 이끌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댈러스의 간판스타였던 돈치치는 올해 2월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댈러스가 돈치치를 떠나보낸 이유 중 하나는 돈치치의 체중 관리 실패와 잦은 부상이었다. 당시 돈치치는 자신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뒤 울면서 휴대전화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루카 돈치치(오른쪽)가 16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2025~2026시즌 미국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밀워키=AP 뉴시스
스피드와 민첩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 돈치치는 저돌적 돌파와 폭발적인 3점슛 능력(경기당 3.7개 성공·5위)을 바탕으로 레이커스를 이끌고 있다. 둔한 움직임이 사라지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능력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몸 관리를 위해 매년 20억 원 넘게 투자하는 제임스는 “이제는 내가 돈치치의 (운동) 루틴을 따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돈치치와 작별한 댈러스는 이날 현재 5승 14패로 서부 콘퍼런스 14위에 머물러 있다. 돈치치의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53)은 12일 성적 부진 여파로 경질됐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