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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면 바로 삭제”…中, 판빙빙 수상 SNS ‘대량 삭제’ 검열 중

입력 | 2025-11-27 11:23:00


배우 판빙빙이 대만 금마장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나, 중국 당국의 검열로 인해 웨이보 등 주요 SNS에서 수상 소식이 대량 삭제되었다. 중국 국대판 대변인은 금마장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며 정치적 민감성을 드러냈다. ⓒ 뉴시스

중국 배우 판빙빙이 대만 금마장(金馬獎)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수상 소식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잇달아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팬들이 올린 축하 글까지 사라지자 중국 당국의 ‘징벌적 봉쇄’와 대만을 둘러싼 정치적 민감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판빙빙은 말레이시아 영화 ‘지모(地母)’로 대만 금마장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 “누가 글 올리기만 기다리는 듯”… 격화된 검열에 비판 쏟아져

그러나 수상 당일 밤 판빙빙이 웨이보에 올린 감사 인사와 사진은 곧바로 삭제됐고, 소속사와 팬 계정의 게시물도 일괄적으로 사라졌다. “누군가 글이 올라오면 바로 삭제하려 기다린 듯하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삭제 조치의 배경에는 2018년 탈세 사건으로 판빙빙이 당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은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여전히 판빙빙을 ‘본보기’로 삼고 있으며, 중국 정부 영향권 밖에 있는 대만의 대표 영화제에서 받은 상을 과하게 경계한 것이라는 분석도 더해졌다. 실제로 웨이보 내 ‘판빙빙 수상’ 키워드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 상태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검열 수위가 지나치다는 불만이 터지고 있다. “왜 갈수록 검열이 강화되느냐”, “판빙빙이 상을 받으면 국가 위신이라도 흔들리느냐” 등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은 “정치적 이유로 민간 문화 교류를 틀어막는 건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 中, 금마장 질문에 “대만 독립 반대” 언급하며 답변 회피

ⓒ뉴시스


한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國台辦) 펑칭언 대변인은 판빙빙의 삭제 논란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기자들이 금마장이 ‘정상적인 교류 활동’에 포함되는지 질문하자, 펑 대변인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이며 규정에 맞는 양국의 교류 활동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이며 규정에 맞는 활동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답변을 피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이 관련 플랫폼을 이용해 대만 독립(台獨)의 허위를 선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해, 중국 당국이 대만의 문화 행사 자체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음을 드러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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