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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갈등속 ‘동맹’ 편들지 않는 트럼프에… 日 내부 불안감 커져

입력 | 2025-11-27 03:00:00

中-日에 먼저 전화 걸어 의견 청취
中 “트럼프, 대만문제 중요성 이해”
日 “동맹국의 갈등 격화 원치않아”
정작 트럼프는 어느쪽 편도 안들어… 내년 무역협상 지렛대 활용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중국, 일본 정상과 연이어 통화했지만 ‘갈등의 핵’인 대만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7일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팽팽한 대립 관계를 이어가는 중국과 일본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편을 들어주길 바랐지만 어느 쪽의 손도 명확히 들어주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에선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 국면에서 일본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에 먼저 전화를 걸어 ‘전달자’ 혹은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고, 이를 향후 중국과의 무역 협상 등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中日, 트럼프 발언 각각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 및 강조

아사히신문은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통화하면서 중일 갈등 국면의 ‘전달자’로 등장했다면서 “오랜 동맹국인 일본, 그리고 무역 협상 상대인 중국이 서로 충돌하고, 격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말을 듣고, 이를 일본에 전달한 건 이와 같은 역할이 앞으로의 대중 협상에서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과 무역 전쟁을 1년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향후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급속히 악화되고 장기화되는 이번 중일 갈등에 ‘전달자’ 혹은 ‘중재자’로 개입하는 것이 내년 본격화될 대중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한 지렛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 측 발표엔 이런 내용이 없다.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미일 정상회담에선 대만 문제도 거론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중 갈등을 놓고 일본 측에 어떤 우려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해 직접 발언을 아끼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정부는 각자 유리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일본에선 오랜 동맹인 자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한 지지를 나타내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5일 CNBC방송에 출연해 미중 정상이 내년에 최소 4차례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시 주석과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베이징을 방문해 달라는 시 주석의 초청을 수락했고, (시 주석은)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여기에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총 4번의 회담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베선트 장관은 “1년 동안 네 차례 회담이 열리면 양국 관계에 큰 안정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中日, 극초음속미사일 앞다퉈 공개

중국의 민간 항공우주업체인 ‘링쿵톈싱(凌空天行)’은 25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극초음속미사일 ‘위쿵지(YKJ)-1000’의 비행 모습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미사일 8발이 편대를 이뤄 일본 열도가 그려진 지역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포함됐다.

이날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공개는 앞서 일본 방위장비청이 극초음속미사일 전개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또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23일 대만에서 111km 떨어진 요나구니섬을 방문해 지대공미사일 배치 계획 등을 설명했다.

또 중국 해군은 25일 랴오닝성, 산둥성, 장쑤성 등 서해 일대에서 진행 중인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일부는 새로 시작하고 있다. 훈련에는 실탄 사격 등도 포함돼 있다. 중국 안팎에선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무력시위란 평가가 나온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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