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AI 시대 핵심은 디자인”… ‘디자인코리아’에 기업 총집결

입력 | 2025-11-27 03:00:00

한국디자인진흥원
삼성-LG-현대차 등 기업 60곳 참가
AI-디지털 전환-모빌리티 미래 제시
중기 혁신 소개… 비지니스 상담회도




디자인코리아 2025 전시회 전체 전경. 제조,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부스가 한데 구성되어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제공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디자인코리아 2025’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국내 대표 디자인 행사인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다각도로 조명하며 관람객과 디자인산업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올해는 디자인 전문기업뿐 아니라 제조·기술 대기업과 공공기관, 지역 기반 혁신기업까지 참여 폭이 넓어져 산업과 디자인의 접점이 더욱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디자인코리아 2025의 주제는 ‘디자인이 그리는 새로운 질서들’이다. 생성형 AI, 디지털 전환(DX), 실감형 인터페이스 등 기술 발전이 촉발하는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디자인이 미래 전략의 중심축이 되고 있음을 다양한 콘텐츠로 드러냈다. 특히 올해 주제관 구성은 전시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요소로 ‘언어의 지평·사건의 지평·사물의 지평’이라는 세 개의 섹션을 통해 기술 기반 디자인의 확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각 섹션은 AI를 활용한 디자이너 작업물, 대기업 기술 기반 제품 전시, 산업 중심의 디자인 사례 등 전문 영역까지 아우르며 관람객 참여를 유도했다.

주제관 및 기업관에는 국내외 60여 개 디자인 기업과 제조·기술 기업이 참여해 각 사의 디자인 전략과 차세대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은 AI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UX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KIST와 홍익대 산업디자인과가 선보인 AI 집사 휴머노이드 로봇 ‘알프레드’는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과 차별화된 기술과 감성적 경험을 결합한 디자인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스튜디오랩의 AI 로봇 촬영 장치 ‘젠시 피비’는 관람객의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구도와 각도를 조정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로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디자인 경험을 보여줬다.

디자인코리아 2025 전시장을 찾은 관계자들이 주요 작품과 기술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리빙·헬스케어·업사이클링 분야 기업들도 지속가능 소재 제품, 건강 데이터 기반 서비스 디자인, 디자인 엔지니어링 사례 등 실제 생활에 적용 가능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해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기업 관계자와 바이어, 창작자 간 상담과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이뤄져 디자인코리아가 단순 전시를 넘어 실질적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제관 전시 전경. 국내외 기술 기반 디자인 기업 및 디자이너, 스타트업 등이 참여하여 선도 사례를 보여줬다.

정부지원 성과관에서는 국가 디자인 지원 사업의 성과물이 대규모로 전시됐다. 디자인 주도 제조 혁신 분야에서는 50여 점의 제품과 소재가 소개됐으며 중소기업의 제품 고도화, 브랜드 개선, 친환경 소재 개발 등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줬다. 대학생 참여 산학 및 융복합 프로젝트 60여 점도 공개돼 교육·기술·산업 간 연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업안전디자인 세미나에서는 국내외 산업안전디자인 동향을 비롯하여 그간의 사업 우수성과를 화재대피, 안전보행, 스마트 제조안전 등 유형별로 분류하여 소개하였다.

잡페어관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는 졸업·예정 디자이너 24명이 포트폴리오 및 작품 전시에 참여해 지난해보다 더욱 활기를 띠었다. 포트폴리오 전시뿐 아니라 디자인 역량 멘토링, 글로벌 채용 정보 제공 등 실무형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기아, 네이버, LG생활건강 등 주요 기업과 세컨드화이트, 502디자인랩 등 디자인 전문기업이 함께 참여해 포트폴리오 리뷰와 채용 상담을 제공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디자인코리아 2025 국제 콘퍼런스에 많은 관람객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과 높은 호응을 보였다.

13일에는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코리아와 디자인하우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최초로 공동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전석이 매진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은 이번 콘퍼런스는 ‘생존과 진화’를 주제로 두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진화’ 세션에서는 피그마, 캔바 등 AI와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연사들이 디자인 혁신 전략을 제시했고 ‘생존’ 세션에서는 릭실, 비트라 등 건축, 리빙 분야의 디자인 조직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제시했다.

연사들은 “AI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복합적인 사용자 경험을 요구하는 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하며 “디자인이 기술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10대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헌액식 현장. 왼쪽부터 고(故) 조성열 명예회장의 유족(딸), 윤상흠 디자인진흥원장, 이순종 서울대 명예교수.

행사 기간에는 디자인 산업의 성과를 기념하는 시상식과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함께 열렸다.

우수디자인(GD) 대통령상은 세계 최초의 투명 4K 디스플레이인 LG전자 LG Transparent OLED TV가 수상했으며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최고상에는 일상 속에서 자립적인 팔 움직임을 지원하는 상지 보조 로봇 ‘슬리브’가 선정됐다. GD 수상 제품과 디자인전람회 수상작 각 80여 점은 전시장 내에서 함께 공개돼 올해 디자인계의 흐름과 미래 방향성을 보여줬다.

또한 올해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에는 고(故) 조성열 큐빅디자인연구소 명예회장과 이순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10대 헌액자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 디자인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렸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AI 시대에서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과 산업 혁신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디자인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정책과 교육, 산업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 확인하며 막을 내렸다.


김인규 기자 anold3p@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