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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讀書亡羊(독서망양)(읽을 독, 글 서, 망할 망, 양 양)

입력 | 2025-11-24 23:09:00


● 유래: 장자(莊子) 변무편(騈拇篇)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장자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포기해서라도 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유가의 도덕주의를 비판했습니다. 장자는 이를 양치기에 비유해서 설명했습니다. 장(臧)과 곡(穀)이라는 두 사람이 함께 양을 쳤는데, 둘 다 양을 잃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장에게 양을 잃은 이유를 묻자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고, 곡에게 이유를 묻자 “주사위 놀이를 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장자는 “두 사람이 한 일은 다르지만 그 결과 양을 잃은 것은 같다(二人者 事業不同 其於亡羊均也)”고 했습니다. 장자는 독서와 주사위 놀이의 도덕적 차이를 논하지 않고, 양을 지키는 본업을 잊고 외적인 것에 정신이 팔리면 결국 본질적인 것을 잃는 결과는 같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소인, 선비, 대부, 성인으로 차별하는 유가의 세속적 가치 추구에 대하여 비판한 것입니다.



● 생각거리: 장자의 말은 ‘착한 일’과 ‘악한 일’의 겉모습에 속지 말라는 것입니다. 장자는 책을 읽는 고상한 행위도, 도박을 하는 속된 행위도 본분을 잊게 만들면 그 결과는 같다고 말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성공, 명예, 또는 정의로운 명분이라는 ‘고상한 독서’에 빠져 정작 가족이나 건강, 양심 같은 자신의 본분인 ‘양’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어떤 일에 몰두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근본을 해치거나 본성을 잃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돌아봐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이나 명예를 좇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키는 삶의 균형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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