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으로 GTX-B·C 건설 지연… “서울 주택 수요 분산 위해 조속 추진해야”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일대에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 삼성역 사거리와 코엑스 사거리 사이 1㎞ 구간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C 노선 등 철도 복합환승센터와 상업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해윤 기자
GTX-A 누적 승객 2200만 명 돌파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 사는 세 아이의 아빠이자 ‘옥정신도시발전연대’ 회장인 정지혁 씨(35)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고충이다. 서울 전셋집에 살던 정 씨는 몇 년 전 옥정신도시에 처음으로 자가를 마련했다. 2기 신도시 중 하나로 조성된 옥정신도시는 2014년 첫 입주민을 맞았다. 깔끔한 새 아파트와 계획도시 특유의 쾌적한 주거 환경이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심각한 교통난. 현재 서울 강북으로 출퇴근하는 옥정신도시 주민은 주로 서울지하철 1호선, 강남을 오가는 이들은 잠실행 광역버스를 이용한다. 양주는 물론 인근 의정부, 연천에 사는 젊은 층을 대거 흡수한 옥정신도시는 인구 10만 명을 넘어섰다. 늘어난 인구 수요를 감당하기엔 교통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 씨를 비롯한 옥정신도시 주민들은 정부에 GTX-C 노선 조기 착공과 1호선 증차 등을 요구하며 교통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잇는 수도권 교통 대동맥으로 기대를 모은 GTX 건설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GTX는 수도권 주요 거점과 서울을 30분 생활권으로 묶는 대심도(지하 40m 밑) 철도다. 당장 출퇴근난에 시달리는 경기·인천 주민을 위한 교통 대책이자, 서울로 집중되는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부동산 정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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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차일피일 미뤄지는 나머지 GTX 노선 건설이다. GTX-C 노선은 지난해 1월 착공식까지 열렸지만 현재까지 1년 10개월째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목표였던 ‘2023년 착공, 2028년 개통’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착공식을 한 GTX-B 노선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일부 구간을 빼곤 공사가 지연됐고, 올해 8월에야 민자 구간이 착공에 들어갔다. GTX-B 노선은 2031년 개통이 목표다.
‘先교통-後입주’ 3기 신도시, GTX 개통 지연
서울 잠실 광역환승센터에 경기 양주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는 승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옥정신도시발전연대 제공
GTX 등 교통 인프라 사업이 지연될 경우 최대 피해자는 수도권 주민이다. 2기 신도시는 조성 과정에서 계획된 각종 철도 건설이 지연돼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위례신도시 위례신사선의 경우 17년 동안 표류 끝에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는 ‘선(先)교통 인프라 구축, 후(後)입주’를 목표로 건설되고 있으나, 신도시 조성은 물론 교통망 구축도 미뤄지는 상황이다. 가령 경기 고양 창릉신도시는 2027년 말 입주를 앞뒀지만 GTX-A 창릉역은 2030년에야 개통될 예정이다. 남양주 왕숙신도시 또한 2028년 입주 후에나 핵심 교통 대책인 GTX-B 노선이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GTX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30분 생활권의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물론, 서울 주택 수요를 나머지 수도권으로 분산함으로써 집값을 안정화하는 효과도 크다”며 “따라서 정부가 GTX 건설을 교통 및 주택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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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515호에 실렸습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