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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피싱조직에 대포통장 공급…조폭 일당 59명 검거

입력 | 2025-11-20 10:24:00

대포폰 등 건당 500만~1000만원 받고 제공…로맨스스캠 등 사기 피해 37억원




캄보디아 거점 피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을 공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국 4개 폭력조직원 11명이 가담한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59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6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 피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191개와 스마트뱅킹에 필요한 휴대전화 등 대포물건을 공급하고 건당 500만~1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이 공급한 대포물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63명의 피해자와 37억50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맨스스캠과 투자 사기가 결합된 범행이 50건 이상으로 피해 규모가 30억 원이 넘었다. 이밖에도 군(軍) 관계자를 사칭한 노쇼, 인터넷 직거래 사기,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수법 등에 대포물건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3월 조직폭력 조직원들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강원, 광주, 대전, 울산을 근거지로 한 4개 폭력조직원 11명을 포함한 대포통장 유통조직원들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거점 피싱조직에 대포통장을 직접 전달하는 국내 총책, 대포통장 관리책, 대포통장 모집책 등으로 일을 분담했고, 이들과 공모해 자신의 명의를 공급하는 명의 공급책도 가담하고 있었다. 일당은 버스 수하물을 이용한 전달방식과 텔레그램을 통한 은밀한 소통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고, 사기 범행 계좌가 노출돼 지급정지될 경우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모두 20~30대 청년층이었으며 범죄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녔고, 상부 조직원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이나 벌금,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 제출할 허위 자료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고액의 금전적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와 유심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이런 대포물건이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국내외 연계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조직의 실체를 밝히고 지속적 단속과 엄정 수사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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