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다룬 영화 ‘한란’ 출연 딸과 생이별하는 엄마 아진 역 맡아 “7살 아역과 모녀 호흡, 데뷔 시절 생각나”
배우 김향기. 트리플픽쳐스 제공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스물다섯 살 배우 김향기(25)를 이렇게 불러봤다. 2006년 영화 ‘마음이…’로 데뷔했으니, 연차로는 어느덧 20년차에 이른 ‘고참 배우’니까.
장난 반 진심 반 부른 호칭에 그는 쑥스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강아지 마음이와 함께 뛰놀던 꼬마 ‘소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이번에 보여줄 영화는, 선생님답게 굳세고 당찬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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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딸을 연기한 김민채 양(7)이 데뷔 당시 그의 나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김 배우는 “‘마음이…’ 때가 많이 생각났다”며 “민채가 지칠 때마다 어머니께 의지하는 걸 보면서 ‘그때 우리 엄마도 힘들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마음이…’ 촬영 때가 여섯 살이었어요. 그때 촬영 현장에서 엄마랑 열매를 따서 스태프 분들이랑 나눠먹었던 게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이번 ‘한란’ 촬영 때에도 민채랑 도토리를 줍고 풀을 관찰하면서 많이 친해졌죠.”
배우 김향기. 트리플픽쳐스 제공
실은 김 배우도 20대 초반에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성인 배우로서 갈망하는 새로운 이미지와 대중이 사랑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고 느꼈다. “당시에는 제안받는 역할을 맡았을 때 온전히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작년 즈음부터 생각이 바뀌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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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