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여성의 집 앞에 짐더미를 쌓아 출입을 어렵게 한 행위가 감금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현관 앞을 부분적으로 막아도 행동 자유를 구속하면 감금이 성립한다는 취지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감금 혐의로 기소된 70대 여성 A 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이웃 민원에 앙심 품고 현관 앞에 책장·화분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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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현관문을 열어도 짐더미 때문에 나갈 수 없다”며 A 씨를 감금 혐의로 고소했다. 문제는 ‘출입을 어렵게 하는 행위’가 형법상 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 1심은 무죄…“외출·귀가 가능했으므로 감금 아냐”
1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의도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감금죄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했다.
즉 “감금죄는 물리적으로 탈출이 불가능하거나 탈출할 때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이나 수치심 등이 뒤따르는 경우에 감금상태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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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심은 전면 뒤집어 유죄…“행동 자유 박탈은 전면적일 필요 없어”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정반대였다. 2심 재판부는 “감금의 본질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그 수단과 방법은 유형적인 것이나 무형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사람의 행동의 자유 박탈은 반드시 전면적일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재차 강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고령임을 고려할 때, 키 높이까지 쌓인 짐더미를 넘어 외출하는 행위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출입을 크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A 씨에게 벌금 30만원이 선고됐다.
● 대법원 “2심 판단 정당”…감금죄 성립 범위 다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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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로 ‘부분적·상대적 제약’이라도 고령자·취약계층의 출입을 사실상 봉쇄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면 감금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