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7일(현지 시간) 폴란드 데블린 인근에서 사보타주(파괴 공작)로 피해를 입은 철도 노선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서방 지원 물자를 수송하는 폴란드 바르샤바~데블린 철도 노선에 2건의 폭발이 있었다며 “전례 없는 사보타주”라고 규탄했다. 2025.11.18. 데블린=AP/뉴시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7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미카에서 발생한 철로 폭발 사건의 배후로 ‘외국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그는 “철로 손상 정도를 볼 때 열차를 탈선시키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관사가 조기에 발견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미카 뿐아니라 루블린주 푸와비에서도 철로 손상 및 방해물이 발견됐다. 두 곳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및 원조 물자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다. 하루 최대 115대의 열차가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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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군사 영향력 확대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으로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는 폴란드 철도가 최근 공격당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폴란드에 연대와 지지를 표하며 “이 사건에 폴란드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러시아의 전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이즈마일항에서 정박 중이던 튀르키예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용 선박 ‘오린다’호가 공격을 받았다고 아나돌루통신 등 튀르키예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역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된다. AP통신 등은 “러시아가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해 오데사 일대의 흑해 항구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짚었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 배에는 약 4000t의 LPG가 적재돼 있었고, 승조원 16명 중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습으로 이 항구와 멀지 않은 루마니아의 플라우루 주민들도 대피해야 했다.
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